[최영훈 칼럼] IAEA “후쿠시마 처리수 안전기준 ‘부합'” 발표와 시진핑의 중국몽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처리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7~9일 인접국인 우리나라에도 와 조사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앞서 후쿠시마 방류수를 놓고 한-일-국민의힘과 북-중-민주당이 편을 먹고 전쟁을 벌이듯 했다.
얼마 전, 후쿠시마 원전과 중국 원전 방류수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격돌했다. 한국에선 지금도 남남분열로 좌와 우, 여와 야가 죽고 살기로 정면 충돌하고 있다. 임진란에 이은 동북아 3국 국제전을 방불케하는 신호탄이 쏘아올려졌다. 그때는 중한이 같은 편, 지금은 한일이 같은 편으로 달라졌을 뿐이다.
거대야당에 이어 중국까지 가세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고 무해하다면 왜 일본 국내에 배출하거나 농업, 공업용수로 사용하지 않는가?”(중국 외교부 대변인) “태평양은 일본이 핵 오염수를 내보내는 하수도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일본도 중국 삼중수소 문제로 발끈했다. ‘2020년 중국 저장성 타이산 제3원전 방출 삼중수소는 143TBq로 후쿠시마 방류수에 포함된 삼중수소(22TBq)의 6.5배에 달한다'(요미우리 보도) 광둥성 양장 원전의 2021년 배출 삼중수소 양은 112TBq, 푸젠성 닝더 원전은 약 102TBq, 랴오닝성 훙옌허 원전은 90TBq였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민간→언론→학술→정부’ 차원으로 높여가는 로드맵까지 마련, 중국 정부는 이슈화에 힘을 쏟았다. 중국 고위관료 출신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방류수를 중국 정부가 전 세계적 이슈로 만들기 위해 공작해왔다”고 폭로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화는 IAEA가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바람에 당분간 주춤할 거다.
한편 민변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 지율의 천성산 도룡농에서 베껴온듯, 고래를 헌법소원 청구인에 넣는단다. 한미일 정상화를 방해할 목적으로 반일감정을 선동하려는 거는 아닌지 의문이 안 들 수 없다. 한일관계를 다시 꽁꽁 얼어붙게 만들려는 선동극이요 인터넷 여론전 일환 아닐까 말이다.
중국은 국내 좌파단체들과 접촉, 관련 집회와 반대투쟁 이슈화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민주당 친중파를 끌어들여 한일관계 파탄 계획을 이미 실천에 옮겨 재미를 본 양상이다. 조선족은 정치권 친중세력을 움직이는 지렛대 중 하나다.
조선족인 민주당 시의원 A가 국내 거주 귀화 중국인 조직을 이용, 후쿠시마 오염수 투쟁을 선동했다. 이런 움직임은 우발적이거나 단순한 것이 결코 아니다.
초한전을 방불케 하는 중국의 세계지배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반중 성향의 에포크타임스는 2017년 1월 열린 ‘중앙인터넷 안전-정보화위원회’ 4차 회의에서 시진핑이 밝힌 세계 인터넷 장악과 통제전략을 보도했다. 글로벌 인터넷 표준 선점-인터넷 국제기구와 조직 진출-인터넷 인프라 통제권 확보를 꾀하려는 것이다.
시진핑의 지시는 제법 구체적이다. “세계인터넷 기술을 선도하는 미국 기업을 집중적으로 이용하라.” 구글 트위터 메타버스 같은 초거대 ICT 기업을 매수하거나 친중성향으로 만들라는 거다. 틱톡 위챗과 같은 중국산 SNS를 사용하는 전세계인의 정보는 지금도 중국 국가안전부로 넘어간다.
중국이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젊은이들 정보를 무단 수집하면 언젠가 위협적 ‘칼’로 써먹을 거다. 중국은 전 세계 인터넷 통제와 감시를 일사불란하고 용의주도하게 물밑에서 진행한다. 마오쩌둥의 군사전략도 동원한다. 홍콩 민주화를 질식시켜 내부를 먼저 안정시키고, 외부로 눈을 돌리는 적극적 방어전략이다. 마치 전국시대의 초한전을 방불케한다.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보고 미국식 자본주의는 반드시 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등샤오핑의 ‘도광양회’에서 일대일로로 상징되는 세계지배 G2전략으로의 선회다. 한술 더 떠, 미국의 첨단기술 포위망을 깨부술 적극적 공세전략까지 이미 마련했다. 시진핑의 3연임 말기로 접어드는 2025년 아니면 2027년, 대만 침공 우려가 높다. 그때 미국과 대만에선 대선이나 총통 선거를 한다. 중국이 미국의 대선 때 대만침공을 감행하면 북의 제한적 남침 우려 또한 높아진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학장을 지내고 석좌교수인 조셉 나이가 내다본 국제 정세다.
왕이는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 중국 외교 분야의 최고위급이다. 그 실력자가 한중일 관계에 “한 배를 탔다”고 말했다. “비바람 뒤 햇빛이 나오는 것처럼 한중일은 기회를 잡고 아시아의 진흥을 위해 더 많이 기여하자”고도 했다. 중국 칭다오의 한중일 3국 협력위 포럼에서다.
외교적 수사로 중국은 강온 양면 전략을 펼친다. 시진핑 마음 속의 세계지배전략에 변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