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부모님한테 받은 사랑, 라오스 젊은선수들에게 쏟을 터

지난 2월말 라오수에서 열린 DGB배 야구대회와 최근 태국에서 열린 제13회 동아시아컵 야구대회를 다 마치고 다시 인천 집으로 돌아와 지난 10년의 세월을 돌아본다.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야구도 없는 나라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말이다. 

이만수 감독 부친 이창석 선생과 모친 장삼순 여사. 1990년대 초 미국 금문교에서 찍었다. 두 분은 모두 고인이 되셨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야구를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야구 시작 때 부모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잘 안다. 부모님이 안 계셨다면 오늘날 나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나 야구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 있으면 야구가 어떤 것이라는 정도는 알 수 있다.

그러나 라오스는 야구 자체가 없기 때문에 우리끼리 야구를 배워야 하고, 우리끼리 연습과 게임을 해야만 했다. 그렇다 보니 자체 청백전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플레이가 나오면 선수들이 당황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그렇게 시작했던 라오스 선수들이 어느덧 10년이란 시간이 흘러 국제대회에도 참가하고, 거기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됐다. 

나는 부모님 덕분에 중학교 1학년부터 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전국대회에는 다 따라 다녔다. 유급할 때까지 전국대회는 부모님의 헌신과 사랑 덕분에 따라 다니면서 야구가 무엇이고, 어떻게 경기를 하고, 어떻게 게임을 운영해야 하는지 스탠드 위에서 다 보았다. 그리고 어린시절부터 모든 경기를 다 기록하고 집대성해 놓아 나름대로 분석하고 연구했다.

어린시절부터 많이 보고 선배들의 멋진 플레이를 따라 했던 것이 오늘의 내가 되었다.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조금 아쉽다는 것은 볼 수도 없고 많이 들을 수도 없어 몸으로 실천하는것도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도 척박한 곳에서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다.

이만수 감독이 라오스 선수 및 스탭들과 태국 동아시아컵 대회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척박한 곳에서 야구를 했던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번 태국 제13회 동아시아컵 야구대회에 첫 출전해 2승2패로 5위를 했다. 이번 대회는 그나마 동남아에서 잘 한다는 여러 팀이 출전했다. 과연 이번 대회에서 라오스 선수들이 몇 위를 할 수 있고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라오스 국가대표 팀이 제13회 동아시아컵 대회에서 5위를 했다니… 거기다가 팀의 주장인 조 선수가 이번 대회 방어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만에 이런 큰 대회에서 조 선수가 당당하게 방어율 1위 했다는 것이 솔직히 믿어지지 않고 실감 나지 않는다.

국제대회 경험이 별로 없는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로 인해 앞으로 있을 중국 항저우아시아대회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이런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계속 야구 한다면 라오스 국가대표 야구 팀이 멀지 않아 동남아시아에서 최고의 강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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