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라오스 어린 선수들이 내게 준 크나큰 행복?

인천 일원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라오스 선수들이 4월 27일 모처럼 휴식과 함께 관광을 하고 있다. 

라오스 선수들이 9박 10일 동안 인천에 머물며 훈련 및 경기 일정을 끝내고 4월 28일 이른 새벽 라오스로 돌아갔다.  아시아야구연맹 주최 제13회 동아시아컵야구대회 참가를 위해 하루 휴식하고 29일 곧바로 태국으로 이동해야겠기 때문이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청으로 4월 27일까지 진행된 전지훈련에서 라오스 야구팀은 충암고, 경기고 등 국내 아마추어 최정상급 팀들과 경기를 하였다. 이를 통해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확실히 눈에 띌 정도로 실력이 향상되었다.

10년 전만 해도 야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야구선수로서, 지도자로서 늘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라오스 선수들을 보면서 내가 가진 물음은 점차 희망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이들과 함께 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과 1년만의 해후를 통해 그들이 지닌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미소를 봤다. 그 순간 천사를 만난 듯 마음이 편안해지고 절로 미소가 생겨났다.

라오스 남녀 야구팀

‘야구’ 자체가 존재하지 않은 낯선 이국땅에서 오직 야구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소통하기까지 과정은 지금에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너무도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 야구를 가르치며 그들의 문화와 민족성을 이해하고 배우게 되며 자연스럽게 라오스는 낯선 땅이 아닌 제2의 고향이 되었다.

“나는 내 힘이 닿는 한 라오스 선수들의 꿈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만수 감독

열악한 경제상황의 최빈국 라오스에서 그들은 야구를 통해 프로선수가 되는 화려한 꿈은 꾸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야구에 빠져 뜨거운 태양 아래 저리도 열심히 뛰어다니는 그들이 그저 대견스럽기만 했다.

막연하게 라오스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통해 꿈을 갖게 하고 인생의 희망과 앞으로 그들의 삶 속에서 긍정적인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 이 일이 여기까지 왔다.

인천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라오스 선수들이 이만수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하고 있다. 

2014년, 낯선 이방인들을 경계하던 라오스 청소년들이 성장해서 야구코치가 되기도 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을 사랑하게 되었고, 야구를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을 것이다.

내가 라오스 선수들을 가르치며 그들이 나로 인해 행복해진 것보다 내가 그들을 통해 지난 10년 훨씬 더 행복해졌음을 요즈음 날마다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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