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야구, 꿈은 이루어진다”···라오스 동남아대회 최종선발 ‘벅찬 감동’
[아시아엔=이장형 베트남야구협회 단장] 호탕하게 서로 마주 앉아 웃었다. 베트남에 야구협회를 만들고, 야구 국가대표팀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 주변에 앉은 세상 친한 사람들이 내 기발한 상상력에 알 수 없는 웃음을 보낸다. 터무니없는 이야기에 더해 호기로운 나의 표정과 굳은 결의에 아마 어이가 없다는 위안이었을 것이다. 충분히 동의한다. 누군가 일어나기 힘든 일을 이야기했을 때 보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베트남에 야구협회를 만들고, 국가대표팀을 만들고, 국제대회에 베트남 선수들이 야구 경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조차 창의성이 대단히 돋보이는 일이지만, 몇몇 사람들의 상상 속에 일이라고 치부되었다.
2021년 4월 베트남야구협회(VBSF)가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 창설되었다. 그리고, 2년이 다가오는 지금 국제야구대회 참가를 위한 베트남 야구 국가대표팀 선발전이 진행된다.
작년 8월. 베트남야구협회가 처음으로 주관한 전국야구대회에서 선발된 40명의 인원 중에 라오스 동남아시아 5개국 야구대회에 참가할 18명을 가려낼 최초의 정식 야구대표팀 선발전이 열린다. 예산 문제로 한곳에 선수들을 모아서 진행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1월 14일 호찌민, 15일 하노이, 16일 다낭으로 이동하며 치르는 선발전에는 나와 초대 야구대표팀 감독 취임식을 앞둔 박효철 감독이 동행하여 트라이아웃을 총지휘할 예정이다.
벌써 호찌민, 하노이, 다낭의 선수들의 술렁거림이 느껴진다. 최초의 야구대표팀 승선을 꿈꾸는 그들에게는 하루하루 기대감과 떨림으로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후원한 국가대표 유니폼과 장비, 그리고 먼 인도네시아에서 베트남 야구를 위해 기꺼이 후원해주신 가방과 글러브를 베트남 야구대표팀 선수에게 나눠줄 수 있어 한없이 기쁘다.
말도 안 되는 상상 속의 일이라고 치부했던 일들이 이제 현실이 되어 간다. 사실 협회 창설 때 벅찬 감정에 눈물을 훔쳤다. 이제 대표팀 선수가 선발되고 창단식과 출정식을 하고 라오스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순간을 떠올리면 벌써 마음이 벅차오른다.
10년 전, 헐크 이만수 감독님이 ‘야구’라는 단어조차 없던 척박한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기 위해 헌신했던 그 위대한 업적이 베트남에서도 이뤄지는 역사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그 생생한 현장을 꼭 소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