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대선 길목 D-12] 2월 25일 취임한 대통령들
1981년 오늘은 전두환 대통령이 체육관 선거를 통해 제12대 대통령에 두 번째로 당선된 날입니다. 1980년 8월 27일 체육관 선거로 당선돼 9월 1일 제1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6개월 만에 재선 대통령이 된 겁니다. 제12대 대통령은 임기가 7년이라 전두환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4년 중임을 한 것과 같은 기간을 재임했습니다. 두 번 다 체육관 선거였지만 내용은 달랐습니다.
제11대 대통령선거는 유신헌법에 따른 선거였습니다. 최규하 대통령이 8개월 만에 하야한 후 단독으로 출마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99.4% 득표율로 당선되었습니다. 무효표는 단 한 표였습니다. 대선 6일 전인 8월 21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는 전두환의 국가원수 추대를 결의했습니다. 군인이 국가원수 추대를 결정한 반민주적 행위를 근거로 대선을 치른 겁니다.
제12대 대통령선거는 개정된 5공 헌법에 따른 선거였습니다. 역시 간선이었습니다.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신 대통령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했습니다. 이름을 쓰는 대신 인쇄된 명부에 도장을 찍도록 했습니다. 전두환 후보는 90.1% 득표로 당선되었습니다. 3명의 후보가 더 입후보했지만 들러리를 세운 것이었습니다.
전두환 제12대 대통령은 당선된 2월 25일에 바로 취임했습니다. 5공 헌법에서 현직 대통령의 임기가 5공 헌법에 의한 “최초의 대통령이 선출됨과 동시에 종료된다.”고 부칙에 규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18대 대통령 때까지 새 대통령은 2월 25일에 취임을 했습니다. 전임 대통령의 임기는 2월 24일까지였습니다.
1988년 오늘 노태우 제13대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6월 민주항쟁의 성과로 17년 동안 5대(제8대~제12대)에 걸쳐 3명(박정희 최규하 전두환)을 간선으로 뽑았던 체육관 대통령 시대는 끝났습니다.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 임기는 5년 단임입니다. 장기집권도 사라졌고 7대(13대~19대)에 걸쳐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졌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시민이 17년 만에 다시 직접 뽑은 첫 번째 대통령입니다. 헌법이 바뀌고 대통령 임기가 바뀌고 대통령 선출이 간선에서 직선으로 바뀌었어도 2월 25일에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현행 헌법이 1988년 오늘부터 발효되었고, 헌법 부칙으로 “이 헌법에 의한 최초의 대통령의 임기는 이 헌법 시행일로부터 개시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1993년 오늘 김영삼 제14대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5.16 쿠데타 이후 첫 문민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문민정부라는 이름에 걸맞게 김영삼 대통령은 신선한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취임한 다음날 독재정부에서 시민들의 통행을 막았던 청와대 앞길을 개방했습니다. 그 다음 날에는 재산을 공개했습니다.
1994년 오늘 취임 1주년을 맞아 김영삼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일성 주석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시민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 사이 금융실명제 도입, 정치군인들의 소굴인 하나회 해산 등의 성과를 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퇴임 1년을 앞둔 1997년 오늘 한보 관련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고, IMF 체제까지 겹쳐 쓸쓸히 물러나야 했습니다.
1998년 오늘 김대중 제15대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헌정사 50년 만에 처음으로 여야 사이에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입니다. 2003년 오늘 노무현 제16대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첫 평화적 정권재창출이었습니다. 다시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져 2008년 오늘 이명박 제17대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2013년 오늘 박근혜 제18대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 첫 부녀 대통령입니다. 또 탄핵으로 파면된 첫 번째 대통령이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바람에 대통령 취임일이 5월 9일로 바뀌었습니다. 제20대 새 대통령도 5월 9일에 취임합니다. 대통령 취임일이 다시 바뀌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