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대선 길목 D-11] 3월 9일 ‘투표소 투표’ 원칙이나 부재자투표·거소투표도 가능
이미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투표를 한 시민들이 있습니다. 지난 23일부터 재외투표가 시작된 것입니다. 재외국민도 국외부재자도 재외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재외국민 유권자 2만9,182명과 국외부재자 유권자 19만6,980명 총 22만6,162명이 투표할 수 있습니다. 투표소는 해외 115개 나라 공관 177곳에 219곳이 설치되었습니다.
재외투표는 28일까지 실시되는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할 수 있습니다. 천재지변이나 전쟁·폭동 그밖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투표시간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선에서는 재외투표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재외국민의 안전을 고려해 재외국민 선거사무를 이미 중단했습니다.
나라밖 각 재외투표소에서 투표가 마무리되면 재외투표 용지는 외교행낭을 통해 나라 안으로 들어옵니다. 재외투표 용지가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면 중앙선관위는 국회 교섭단체 구성 정당 추천인들의 참관 아래 등기우편으로 관할 구·시·군 선관위에 보냅니다. 재외투표지는 3월9일 국내 투표지와 함께 개표됩니다.
3월 1일부터 4일까지는 선상투표도 실시됩니다. 선상투표는 선거날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선원들이 타고 있는 배에서 하는 투표를 말합니다, 배에 타고 근무 중인 해군·해양경찰 등과 한국 국적의 선장이 운항하는 외항선박(화물선이나 어선)에 타고 있는 선원들이 할 수 있습니다. 선상투표지는 투표와 동시에 팩시밀리 단말기로 전송됩니다.
아직도 선거전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지만 유권자의 선택이 시작되었으므로 제20대 대선의 시계는 후보자의 시간에서 유권자의 시간으로 넘어온 셈입니다. 지금까지 대통령선거를 바라보는 시민과 언론의 관심은 단 하나 “누가 이길 것인가”에 쏠려 있었지만, 이제 시민의 시간에는 “누가 이길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선거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후보자들이 벌이는 흥미진진한 한판싸움이 아닙니다. 주권자인 시민이 신성한 주권행사를 통해서 대표를 뽑는 절차입니다. 투표 행위란 그저 한 표를 던진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올바른 한 표를 찍는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제 관심은 “어떻게 하면 좋은 대통령을 뽑을 것인가”로 바뀌어야 합니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한숨만 쉬어서는 안 됩니다. 어차피 지금 뛰고 있는 후보들 중에서 누군가가 대통령이 됩니다.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다 그놈이 그놈이야”라고 방관자적 태도를 보이다간 ‘가장 나쁜 놈’이라고 생각되는 후보가 될지도 모릅니다. 14명의 후보들 가운데 가장 낫다고 생각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행동은 빠짐없이 투표하는 것입니다. 투표는 유권자의 기본적인 권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의무이기도 합니다. 부득이하게 선거날 집을 떠나 있거나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움직이기 힘든 유권자도 투표 참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부재자 투표·거소투표·사전투표 등의 제도를 활용하면 됩니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먼저 후보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투표는 여러 후보들 가운데 누가 더 나은가를 판단 선택하는 행위입니다. 후보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선 이미 집으로 배달된 선거 홍보물을 꼼꼼히 챙겨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TV 토론 등을 통해 후보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트에 가서 사과 한 알을 사도 그냥 사는 소비자는 없습니다. 값도 따져보고 흠집은 없는지 신선도는 어떤지 살펴보고 사지 않습니까? 하물며 5년 동안 나라 살림살이를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비호감 선거라지만 외면하지 말고 후보를 제대로 알기 위해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는 시민의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