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대선 길목 D-7]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

누굴 고를까?

D-7, 이제 대통령선거까지 남은 날이 한 자리 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선거 막바지까지 전망이 안개 속인 상황에서 후보들이 전직 대통령들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주로 불리는 이름은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후보들은 영남지역 유세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호남지역 유세에서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잇겠다고 말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의 지역적 지지기반인 영남지역 유세 때면 박정희 대통령을 이야기합니다. 2월 마지막 날 경북 구미 유세에서도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산업화의 공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추켜세우며 자신과 박 대통령의 공통점이 추진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정희 향수’가 강하므로 박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추진력에서 찾은 겁니다.

영남, 특히 TK라고 통칭되는 대구 경북에서는 ‘박정희 향수’가 아주 강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생도 온전히 아버지 향수에 기댄 것입니다. 1992년 대선에서 민자당이 이겼지만 김영삼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맞섰던 정치인이었습니다. 1997년 대선에선 아예 박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주었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TK 정치세력은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고자 10.26 이후 은둔하던 박근혜를 불러냈습니다. 정치에 입문한 뒤 박근혜 의원은 2002년 대선 패배 뒤 차떼기와 탄핵의 역풍으로 흔들리던 한나라당을 위기 때마다 구해냈습니다. 마침내 제18대 대통령이 되었고, 그 원동력은 박정희 카리스마를 그리워하는 영남 보수층의 열광적 지지였습니다.

보수정치세력의 지역적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이재명 후보는 박정희 향수를 파고 들었습니다. “약속한 건 지키는 강력한 실행력”이 자신의 장점이라면서 박 대통령을 닮은 추진력으로 민생, 실용 정책을 과감히 실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좋은 정책이면 좌우를 가리지 않”을 것임도 강조했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이 같은 태도를 “실용이면 박정희 하고 김대중이 같아지나”라며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심 후보는 이 후보가 호남지역 유세에서 지역주의를 박 대통령이 조장했다고 비판한 것을 겨냥해 “호남에 와서는 김대중 … 부산 가면 박정희“ 이야기를 하는 건 ”원칙도 없고 철학도 없“는 거라고 몰아부쳤습니다.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윤석열 후보는 호남에 가면 김대중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말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높게 평가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아직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친문과 호남의 틈새를 파고드는 겁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정책이나 발언은 색깔론의 최대피해자이며 인권과 민주주의, 한반도평화를 위해 싸워왔던 김대중 정신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정치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노무현 대통령과도 맞지 않습니다. 특히 윤석열 후보는 영남지역 유세에서는 색깔론과 지역정서를 자극하고, 사드 추가배치 등 강경발언을 서슴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을 ‘선거장사’에 이용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계승자’라는 주장은 ‘사기’라고까지 합니다.

심상정 후보는 “촛불이 염원한 개혁·진보 밀고 갈 유일한 후보”인 자신이 김대중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라고 주장합니다. 안철수 후보는 “마음에 안 들고 무능한 거 알면서도” 뽑는 건 “패배주의 사고방식”이라고 합니다. “1년만 지나고 나면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그럴 거라는 겁니다. 안 후보의 우려는 공감하지만 시민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시민은 현명한 선택을 했고,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의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습니다. 아직은 선택의 날이 아니므로 여론조사에 흔들리기도 하고, ‘닥치고 정권심판’이나 ‘닥치고 정권안정’의 어느 한 쪽에 쏠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할 겁니다. 미래를 향한 올바른 선택, 우리 시민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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