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대선 길목 D-16] 오늘밤 ‘경제’ 주제로 TV토론
다시 TV토론입니다. 오늘 저녁 8시 세 번째 대선후보 TV토론이 열립니다. TV토론을 꺼리던 윤석열 후보도 참석합니다. 윤 후보는 그 동안 다양한 핑계를 대면서 TV토론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주에는 관훈클럽 주최로 추진되던 TV토론은 국민의힘이 윤 후보의 유세 일정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다며 거부하는 바람에 무산되었습니다.
TV토론에 소극적이던 윤석열 후보가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오늘 토론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법정토론이기 때문입니다. 선거법에는 선거운동기간 중에 “1인 또는 수인을 초청하여 3회 이상” 대담·토론회를 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정 TV토론은 총선거나 지방선거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법정 TV토론에도 불참할 수 있습니다. 초청을 받은 후보가 정당한 사유 없이 TV토론에 참석하지 않으면 주관을 하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그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TV토론 중계방송을 시작할 때 불참사실을 방송하고, 중앙선관위가 지정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게시해야 합니다.
대통령선거 법정 TV토론에 후보가 불참한 사례는 없지만 다른 선거에서는 앞서가는 후보가 불참하는 사례가 가끔 있습니다. 그런 경우 불참후보의 좌석에는 ‘아무개 후보 불참’이라는 명패를 놓습니다. 투표소 입구에 ‘아무개 후보 TV토론 불참’이라는 알림장을 게시하기도 합니다.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TV토론 불참을 막기 위한 노력입니다.
TV토론은 1997년 제15대 대선 때 처음 도입되었는데 그때는 무려 57차례나 열렸습니다. 2002년 대선 때도 27차례 열렸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기피하는 바람에 11차례로 줄어들더니, 급기야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의 거부로 법정 토론 3차례만 열리고 말았습니다. 5년 전 제19대 대선 때도 6차례 밖에 열리지 않았습니다.
2007년 대선 때 TV토론 횟수가 줄어든 건 이명박 후보가 토론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토론에 자신이 없어서 그랬다는데, 17대 대선 때 3차례 법정 토론 뒤 이미지가 가장 좋아진 후보가 이명박이라는 연구결과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공교롭게도 TV토론을 꺼린 이명박·박근혜 후보 모두 지지율이 압도적 선두였습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심상정 후보를 앞지르기도 하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TV토론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 선거법에 규정된 TV토론 초청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4자 TV토론에 대한 허 후보의 가처분신청이 기각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TV토론에 참가하려면 국회 의석 5석 이상인 정당의 공천이 필요합니다. 심 후보는 여기에 해당이 됩니다.
국회 의석이 5석이 안 돼도 선거운동 기간 직전 30일 간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5%를 넘으면 TV토론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의석 3석뿐인 국민의당 공천을 받은 안철수 후보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직전 대선이나 총선과 지방선거의 정당투표 득표율이 3%가 넘는 정당의 공천을 받아도 TV토론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공천 정당이 국회 의석 5석 미만이거나 각급 직전 선거 득표율 3% 미만이고, 또 여론조사 지지율이 5%를 넘지 못하는 후보들에게도 TV토론에 참석할 기회는 주어집니다. 선거법은 이런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TV토론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후보가 많다는 건 시민의 선택폭이 넓어지는 것이므로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려는 겁니다.
오늘 토론 주제는 경제입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과 차기 정부 경제정책 방향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오고갈 겁니다. 법정 토론은 다음 주 25일 정치 분야, 다음 달 2일 사회 분야 등 두 차례 더 열립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TV토론이 다양한 방식으로 열려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