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드 코로나’ 대세···방역규제 풀고 일상 회복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국내에서 위드 코로나 움직임이 꿈틀거리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일부 선진국들은 ‘위드 코로나’ 실험에 하나둘 나서고 있다. 유럽은 ‘위드 코로나’가 대세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상당수 국가들은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식당, 카페, 극장 등에 입장할 수 있지만 그 외 방역 규정은 대부분 없앴다. 사적 모임 제약은 거의 없으며, 영업시간 제한도 없다.
영국, 덴마크에 이어 스웨덴과 핀란드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규제는 거의 대부분 없앨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9월 7일 보도했다. 북유럽 4국 중 노르웨이만 제외하고 3국이 방역규제를 풀고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 코로나’ 체재로 돌입할 예정이다.
스웨덴 정부는 9월 29일부터 식당, 극장, 콘서트홀, 경기장 등 공공장소에서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해온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은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방역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해왔다. 이에 일부 남아 있는 규제 중 대표적인 모임 인원 제한 조치마저 없앤다는 의미다. 9월 29일 이후에도 적용될 조치는 손 씻기를 권장하는 정도이므로 정부가 개인의 행동을 제약하는 규제는 사실상 전부 사라지게 된다.
스웨덴은 방역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했지만 코로나 사망자는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스웨덴의 누적 사망자는 1만4600여명으로 인구가 비슷한 벨기에(2만5400여명 사망), 체코(3만400여명 사망)보다 1만명 이상 적다. 스웨덴의 최근 일주일 사이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842명이다.
핀란드는 12세 이상 인구의 80%가 백신접종을 2차까지 10월까지 달성되면, 남아 있는 방역규제를 없앤다고 9월 6일 발표했다. 핀란드에서는 수도 헬싱키 및 근교에서는 식당과 술집은 밤 11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는 등 지역별로 영업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 실험을 감행하는 배경에는 델타 변이 영향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치명률이 떨어진 상태다. 덴마크는 최근 한 달간 2만7000여명이 확진됐지만, 사망자는 34명으로 치명률은 0.12%에 그쳤다. 이스라엘은 최근 사흘 연속 일일 확진자가 1만명을 넘었지만 방역강화보다 부스터 샷(Booster Shot) 확대와 청소년 접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코로나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키웠다는 혐의로 검찰이 전직 보건부 장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뷔쟁 전 보건부 장관은 재임 당시 코로나 위험성을 간과하는 발언을 했으며, 장관급 이상 고위인사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특별법원(CJR)에 9월 10일 출석했다. 기소될 경우 선진국에서 방역 실패로 사법 처리되는 첫 번째 장관급 이상 고위인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