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올림픽 육상 이야기⑥] 던지기의 영웅들-美오터와 日무로후시

무로후시 시게노부와 무로후시 고지(왼쪽) 부자

[아시아엔=김현원 연세대 의대 교수] 육상 경기는 크게 달리기, 뛰기(도약) 그리고 던지기로 나뉜다. 던지기는 투포환, 투창, 투원반, 그리고 투해머로 나눈다. 오늘은 던지기 종목 영웅들을 소개한다.

미국의 앨 오터는 투원반 선수이다. 그는 1956년 멜버른올림픽부터 1968년까지 투원반에서 4번의 올림픽을 제패하였다. 육상종목에서 최초로 4번의 올림픽을 제패한 선수가 되었다. 1956년 멜버른올림픽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그의 기록은 56.36미터,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는 59.18미터, 1964년 도쿄올림픽 62.94미터, 멕시코올림픽에서는 64.78미터로 우승했다.

오터는 4번의 올림픽에서 진보하는 올림픽 기록의 역사를 목격하고 그 때마다 그 주인공이 되었다.

그는 공공연히 올림픽 5연패를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우승한 후 은퇴하였다. 은퇴 후 1975년경 TV 인터뷰에서 “1972년 뮌헨올림픽과 1976년 몬트리얼올림픽을 건너뛰고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 도전해볼까 한다”고 하였다. 나는 그걸 보면서 오터를 참 황당한 소리를 하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앨 오터

앨 오터는 실제로 1976년 거의 10년간의 공백을 깨고 40대의 나이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고, 1979년 모스크바올림픽 미국 예선전에 참가했다. 미국 예선전에서 앨 오터의 기록은 69.46미터의 대단한 기록이었으나 올림픽 팀에 선발되지는 못했다. 40대 중반을 훨씬 넘긴 앨 오터는 1984년 LA올림픽과 1988년 서울올림픽 미국 예선전에도 참가하였다.

필자는 4번 올림픽을 제패한 위대한 선수로도 앨 오터를 기억하지만 거의 50이 된 나이에 올림픽 예선전에 참가하여 젊은 사람들과 못지않은 기록으로 시대를 초월해서 도전했던 앨 오터를 더 위대하게 생각한다.

아시아에도 던지기 종목의 영웅들이 있다. 일본은 투해머에 대한 열정을 전통적으로 갖고 있다. 스가와라 다케오는 1960년 로마올림픽부터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 도쿄올림픽에서 14위에 그친 그는 자국에서 창피를 당했다며 반성한 뒤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는 4위에 올랐다. 그는 174cm의 키로 190cm가 넘는 유럽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3회전을 넘어 4회전으로 원심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1960년대 당시 세운 그의 최고기록 69.78미터를 한국의 이윤철이 2007년에야 넘어섰다. 스가와라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83세의 나이로 성화주자로 나섰다.

일본의 투해머 선수 무로후시 시게노부는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까지 투해머를 5번 연속 제패하였다. 3번의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는 못했고 4위에 입상한 바 있다.

그는 루마니아 창던지기(투창) 국가대표였던 세라피나와 결혼하였고 무로후시 고지를 낳았다. 그의 투해머를 향한 열정이 일본인의 체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국제결혼을 했을지도 모른다.

무로후시 고지

아들 무로후시 고지 역시 아버지를 이어서 투해머 선수가 되었다. 무로후시 고지는 1990년대부터 아시안 게임을 휩쓸었고, 아버지의 일본 신기록을 경신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서 아버지의 소원을 풀었다. 그는 금메달을 딴 후 인터뷰에서 “나는 아버지 옆에서 그 분의 성실함을 배운 것밖에 없다”며 금메달의 영광을 아버지에게 바쳤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땄으나 세계선수권에서는 인연이 없었던 무로후시 고지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7번의 도전 만에 드디어 우승하였다. 마지막 고지가 던진 해머가 하늘을 나는 순간 관중석에 있던 한 남자가 팔을 번쩍 들며 일어섰다. 바로 시게노부였다.

무로후시 가문의 얘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시게노부의 막내딸인 유카도 투해머 선수로 나선다. 무로후시 유카는 투해머와 투원반 두 종목에서 일본 신기록을 갖고 있었으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광저우 2010년 아시안 게임 투해머에서 그녀는 드디어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였다. 투해머를 향한 시대를 이어 전해가는 무로후시 가문의 열정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남자 투원반(74.08미터)과 투해머(86.74미터)의 세계기록은 1986년 세워진 기록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의 투원반 기록은 68.90미터, 투해머는 79.78미터로 세계신기록에는 많이 뒤떨어진다.

여자 투포환의 경우는 세계신기록은 22.4m로 1980년 세워진 기록이다. 이번 도쿄올림픽 여자 투포환에서 중국의 궁리가 20미터를 넘어섰지만(20.58미터) 세계신기록과는 거리가 멀다. 여자 투포환에서 19.79미터로 2위를 차지한 미국의 레이븐 손더스는 시상식에서 손을 교차하면서 십자를 표현했다. 그녀는 동성애자이고 우울증환자이다. 그녀는 이 행위가 압박받는 사람들이 만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IOC가 레이븐에게 어떤 제재를 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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