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올림픽 육상 이야기④] 니케르크의 ‘꿈의 기록’···’100m 10초↓·200m 20초↓·400m 44초↓’

니케르크

[아시아엔=김현원 연세대의대 교수] 육상 단거리는 100미터, 200미터, 400미터를 말한다. 100미터의 최고기록은 9.58초, 200미터의 경우 19.19초, 400미터의 최고기록은 43.03초이다. 올림픽에서 100미터와 200미터를 제패한 선수는 많이 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의 제시 오엔스는 100미터 200미터와 4×100미터 릴레이와 멀리뛰기에서 우승했다.

1984년 LA에서 칼 루이스 역시 100미터 200미터와 4×100미터 릴레이와 멀리뛰기에서 우승했다.

제시 오엔스와 칼 루이스는 100미터와 200미터 외에도 멀리뛰기를 제패한 특별한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외에도 100미터와 200미터를 제패한 선수는 많이 있었다.

가장 최근은 100미터와 200미터 모두에서 부동의 세계신기록을 세운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를 들 수 있다. 100미터가 정지상태에서 출발해서 최고의 가속이 60미터 정도에서 도달하는 반면 200미터의 경우 그 가속을 200미터까지 그대로 이어나간다. 그래서 100미터로 환산한 기록은 100미터나 200미터나 10초 정도로 거의 동일하다.

반면에 400미터의 경우 100미터로 환산한 기록은 11초 정도로 늦어진다. 400미터는 단거리의 근육과 뛰어난 심폐기능이 동시에 필요한 육상에서 가장 힘든 경기로 불린다.

미국의 제시 오엔스와 칼 루이스 그리고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등이 100미터와 200미터를 제패하였다. 대부분의 육상 단거리 선수들은 100미터와 200미터에 동시에 출전한다. 하지만 미국의 마이클 존슨의 경우 100미터를 뛰지 않고 올림픽의 200미터와 400미터를 세계신기록으로 제패한 특별한 선수이다. 마이클 존슨은 하체가 비교적 짧은 신체적 특징을 보완하고자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다리를 빠르게 움직이는 특유의 주법으로 1990년대를 주름잡았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에서 400미터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한 후 200미터에서는 2위를 거의 10미터 이상 앞서는 19.32초의 어마어마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였다. 마이클 존슨의 후반 100미터 기록은 9.2초로 그야말로 믿을 수 없는 압도적인 스퍼트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의 100미터와 200미터 경기 이전, 가장 육상 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었던 육상 단거리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클 존슨은 1999년 세계 선수권대회 400미터에서 43.18초의 놀라운 세계신기록을 경신하였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400미터에서도 우승하여 올림픽 2연패를 기록하였다.

“100미터에서 10초 미만, 200미터에서 20초 미만, 400미터에서 44초 미만은 믿을 수 없는 꿈의 기록이다.” 이 말은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마이큰 존슨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한 선수가 3종목에서 세계기록에 육박하는 이러한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100미터 주력 선수는 400미터에 약하고 400미터 주력 선수는 100미터에 약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나는 가장 가능성에 접근해 있었던 선수는 마이클 존슨과 우사인 볼트라고 생각했다. 마이클 존슨의 100미터 기록은 10.09였다.

마이클 존슨의 신체적인 특성으로 100미터 경기에서 가속이 발동되기 까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우사인 볼트의 경우 400미터 기록은 45.28초였다. 훌륭한 기록이지만 44초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세기의 스프린터 니케르크(오른쪽)

그런데 꿈의 기록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남아공아국의 웨이드 판 니케르크였다. 원래 그의 주종목은 400미터이다. 400미터에서 이미 43초대의 기록을 세워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2015년 200미터에서도 19.94초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100미터의 경우 스타트 같은 고급 기술이 필요하다. 스타트 기술도 제대로 안 배운 400미터 선수가 100미터에서 9초대에 진입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200미터에서 우승한 장재근 화성시청 감독의 말이다. 그날 경기가 열린 남아공의 블룸폰테인은 해발 1300미터의 기록에 유리한 고지이다. 더구나 초속 1.5미터의 뒷바람이 불었다. 뒷바람이 2미터 이하면 공식기록으로 인정된다. 이날 니케르크의 우승기록은 9.98초였다. 니케르크는 세계육상 사상 최초로 한 선수가 100미터, 200미터, 400미터에서 꿈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에서 400미터만 출전했고, 드디어 마이클 존슨의 난공불락의 기록을 깨고 43.03초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했다. 니케르크는 2017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마이클 존슨과 같이 400미터와 200미터를 동시에 제패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400미터는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200미터는 은메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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