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법회에 멘티 안철수는···?

신부·목사가 석가탄신일 법문
“법륜스님, 희망세상 만드는 역할 해달라” 각계 주문

(앞줄 왼쪽부터) 김홍진 신부, 인명진 목사,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법륜스님.

5월28일 석가탄신일, 서울 서초구 정토회에서 열린 봉축법회에서는 천주교 신부와 기독교 목사의 기념 법문이 펼쳐졌다. 안철수 교수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스님이 마련한 법회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어떻게 화합이 가능한 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봉축법회에서 인사말하는 법륜스님.

법륜스님은 “종교인들이 세상을 걱정해야 하는데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최근 스님들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한다. 이웃종교가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기 종교가 소중하듯 이웃 종교의 소중함을 알아서 종교지도자들이 이렇게 나가는 것이 성인의 가르침에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법회를 시작했다.

또 이날 부처님오신날 기념법문은 신부와 목사에게 맡겼다. 법륜스님은 “초파일이 더 한가하다. 법문 안해도 되니깐. 크리스마스가 오히려 법문도 가야 하고 바쁘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홍진 신부 인명진 목사

먼저 법문에 나선 김홍진 천주교 쑥고개 성당 주임신부는 “절에 오니 포근하다. 내가 부처님의 눈과 닮지 않았는가. 7대째 천주교가 내려오고 있는데, 8대째에 개종할 것 같다”며 훈훈한 웃음을 이끌었다.

김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은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라고 했다. 좋은 생각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종교의 가르침은 화합과 상생, 아름다운 삶”이라고 강조했다.

인명진 갈릴리교회 담임목사가 법문을 이어가며 “오늘 세 번째로 법문을 한다. 신문에 보니 저를 법륜스님 인맥이라고 하던데, 당황스럽고 착찹했다. 오늘 안 오면 계보이탈했다는 오해받을까봐 왔다”며 재미있는 말투로 참석자들을 즐겁게 했다.

인 목사는 “종교인들이 세상을 밝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처님도 다 벗으셨다. 예수님도 벗으셨다. 우리가 섬기는 성인들은 벗었는데 따르는 우리들은 잔뜩 껴입고 다닌다. 교회가 비난을 많이 받고 있는데, 많이 입고 있어서 그렇다. 목사들도 예수처럼 발가벗어야 한다”며 종교인들의 환골탈태를 주문했다.

박경조 교구장 박남수 의장

이어진 종교인사들의 축사에서는 법륜스님이 이끌어가고 있는 희망세상만들기 운동과 사회변화에 대한 기대와 주문이 있었다.

박경조 전 대한성공회 서울대교구장은 “살기좋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 이런 마음을 누군가 받아서 이끌면 큰 에너지로 이어나갈 수 있겠다. 미래에 대한 열망을 보았다. 새로운 지도자가 나서서 이끌면 좋겠다는 마음을 부처님 앞에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사회는 탐욕과 욕망의 사회다. 사회가 폭력적으로 돼가는 현실을 본다. 부처와 예수의 가르침이 옳다면 누군가가 증명을 해보여야 하지 않나. 욕심과 탐욕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변화를 요구했다.

박남수 동학민족통일회 상임의장은 인명진 목사의 ‘벌거벗은 성인’ 이야기를 받아 “천도교는 삼일운동에서 이미 다 벌거벗었다”며 “여기는 각양각색의 꽃이 피어난 가장 아름다운 자리다. 이웃종교가 함께 하는 이런 모임을 펼쳐나간다면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봄에 한 나무에서 꽃이 피면 모두 꽃을 피우듯 법륜스님이 만들어가는 희망세상의 꽃이 온누리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우재 회장 김덕룡 상임대표 김홍신 소설가

각계 인사들도 한 마디씩 보탰다. 이우재 매헌윤봉길월진회 회장은 “법륜과의 인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도 법륜과 얘기하고 나면 합리적이고 경우에 맞다고 느꼈었다. 전국을 돌며 구청강당을 법당화하고 있다. 나는 뭘하고 있나 부끄럽기도 하다. 법륜이 세상을 구조적으로 제도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한반도평화를 위한 시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덕룡 민족화해협력위원회 상임대표는 “법륜은 부처를 대행하고 있다. 북녘 땅 동포들에게도 자비심을 베풀길 바란다”며 “개인적인 구원도 좋지만 큰 틀의 일을 했으면 좋겠다. 여기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그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며 법륜스님의 역할을 주문했다.

소설가이기도 한 김홍신 전 국회의원은 “사막을 배낭 하나 메고 건너는 데 성공한 사람이 가장 힘들었던 건 신발 속 모래 한 알이었다고 한다. 신발을 벗으면 모래가 더 들어오니까 그럴 수 없었다. 그 모래 한 알의 고통 때문에 배고픔과 작렬하는 태양을 견뎠다고 한다. 누구나 그 모래가 있다. 그 모래를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통과해야 한다. 신발을 벗지 말고 빨리 가라”고 했다.

또 “이곳에는 ‘김홍’이 들어가는 이름이 저를 포함해 김홍진 신부와 김홍태 집사 등 3명이나 있다. 김홍진 신부님도 이름이 참 좋아서 추기경 되시겠다”며 축언을 보탰다.

임태희 전 실장 정동영 의원 길정우 당선자

주요 정치인들도 축사를 이었다. 최근 대선출마를 선언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어릴 땐 엄마 따라 절에 왔고, 대학때는 불교서적을 찾아봤고, 의원때는 표 구하러 왔다. 실장이 되니 많은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최근에는 전국에 있는 사찰을 간다. 감사한 마음으로 길을 찾아보려 다녔다. 지금까지 이런 행사는 처음이다. 하나되는 길이 있구나 배웠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부처가 와서 참 잘한다고 칭찬할 것 같다. 종교와 교파를 초월해서 기뻐할 것이다. 희망세상을 같이 만들겠다”고 밝혔다.

길정우 국회의원 당선자(새누리당 양천갑)는 “북녘동포들에게 부처님의 자비가 가길 기원했으면 좋겠다”면서 “법륜스님 계보인데, 새누리당 탈당 안해도 되는지···”라며 정치적인 농담으로 좌중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교수는 이 자리에 없었지만 많은 참석자들은 안철수 교수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스님에게 나라를 이끌 지도자의 역할을 주문했다.

각계각층 인사들이 전한 축사에 대해 법륜스님은 “제게 큰 기대를 해서 고맙지만 천하를 다 준다해도 중이 되려면 왼쪽눈썹 두번 까딱하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토대 마련하는데 국민의 한 명으로서 기꺼이 역할을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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