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우리 할머니 말씀’ 박노해

그때 할머니들은 그러셨죠. “아가, 남 흉보는 말들엔 조용히 자리를 뜨거라”. 사진은 1953년 초여름 민병돈 전 육사교장(사진 왼쪽, 당시 휘문중 5학년, 올해 86세)의 가족사진. 서울 명륜동 자택에서 어머니 은진 송씨(가운데), 둘째형 민병숙(오른쪽)과 찍었다. 

어린 날 글자도 모르는 우리 할머니가 그랬지

아가, 없는 사람 험담하는 곳엔 끼지도 말그라
그를 안다고 떠드는 것만큼 큰 오해가 없단다

그이한테 숨어있는 좋은 구석을 알아보고
토닥여 주기에도 한 생이 너무 짧으니께

아가, 남 흉보는 말들엔 조용히 자리를 뜨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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