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사이버범죄·금융범죄 ‘요주의’
어디로 가나
[아시아엔=김중겸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경찰청 전 수사국장] 2020년 이탈리아는 코로나 전염확산 막기 위해 봉쇄lockdown 중이었다. 12월 8일 오전 2시 남부지역 파노Fano에서 경비 중이던 경찰관이 터벅터벅 걸어가는 남성 검문했다.
북부 코노Como 거주자였다. 48세. “한밤 중에 어디 가시오?” 묵묵부답. “묵비권 행사?” “아니오. 뭐 할 말 달리 없어서 그렇습니다.”
일주일 전인 12월 1일 집사람과 싸웠다. 홧김에 바람이나 쐬려고 나왔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7일 동안에 450km를 하루 60km 걸은 셈이다. 처마 밑에서 자고 먹고 마실 것은 길가 사람들이 줬다.
경찰전산망 확인결과 부인이 신고했다. “내 남편 찾아주세요.” “그나저나 봉쇄명령 어겼소.” 벌금 400유로(485달러) 매겼다. 국민들 은 “꼭 그래야 하나 쯧 쯧” 하며 경찰처사 비난했다. 집에 가서 벌금 때문에 싸울까 걱정했다.
갈 곳 없다
오 헨리 단편 ( 경찰관과 찬송가) 주인공 소피는 추운 겨울 공원벤치 노숙 대신 교도소에서 좀 따뜻하게 지내려고 꾸몄다.
경범죄 일부러 몇 건 저지른다. 경찰관은 보기만 한다. 지쳐서 포기했다. 교회 옆 지나간다. 찬송가 소리에 귀향키로 결심한다. 순간 순경에게 부랑자로 잡힌다. “3개월 투옥이다.” 소원은 성취했으나 갱생엔 실패.
연말연시로 들뜬 미국의 조그만 도시, 은행에 70대 노신사 들어왔다. 창구 여직원에게 메모 내밀었다. “있는 돈 다 내놔. 안 그러면 쏴 죽인다.”
3천달러 받았다. 도망치지 않고 고객용 소파에 앉는다. 출동한 경관은 의아해 하며 체포. 유죄 인정.
“코로나 때문에 어디 못가요. 법대로 20년 징역 살게 해주세요.” “왜?” “마누라 잔소리 지겨워서요.” 판결은? 자택연금(home confinement) 7개월. 그곳으로 돌아가라고요! 아, 남성피난소(shelter) 어디 있나.
온라인으로 보고 있다
2020년 Salvador Cienfuegos 전 멕시코 국방장관은 마약두목 봐주고 현찰 챙겼다. 가족여행 위장해 로스앤젤레스 공항으로 입국, 잠수 탈 계획이었다.
10월 15일, 안전담당 눈에 그 사람 행동. 어색했다. 안면인식프로그램 돌렸다. 들통 났다. 2019년에도 마약사범 전 멕시코 공안장관 잡아냈다.
영국 버킹엄궁 주방보조 아다모 칸토Adamo Canto 37세. 코로나바이러스로 연회업무 줄었다. 해고 대신 청소업무로 배치전환, 전시실로 이동했다.
역대 왕과 여왕의 진귀한 소장품 하나하나 꺼내 닦았다. 이거 얼마나 나갈까? 욕심 생겼다. 2020년 8월까지 훔쳤다. 이베이eBay에 내놨다.
37개 품목에 7741파운드 벌었다. 시세는 최소 10만 파운드. 장물이라 10%도 받지 못했다. 궁전 video 봤던 시민. “어? 저거 왕실 거야!” 신고했다. 로스앤젤레스와 런던 디지털이 검거했다.
사이버범죄
400% 증가했다. 대부분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빌미로 한 공격과 사기메일이다. 타깃은 개인만이 아니다. 기업과 행정도 무차별로 당한다.
독일 서부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코로나바이러스로 피해 입은 시민과 기업의 구제급부금 지급 개시했다.
건당 9천~2만5천유로. 38만건 신청에 36만건을 인정했다. 사기사들 꼬여들었다. 가짜 급부금신청 사이트 개설–>대상자들이 개인정보 받았다–>이 데이터로 주 당국 창구에서 돈 빼내갔다.
사기건수; 3500~4천000건으로 추정. 사기금액; 3150만~1억 유료=\422억~1340억에 이른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당하고서도 입 다물고 있는 행정당국이 하나 둘이 아니다. 기업은 어떤가? 신용실추 우려해 함구하고 있다. 개인은? 피해규모 모른다.
대학생 유인하라
아르바이트 자리, 자고나면 없어진다. 벌어서 등록금과 생활비 대기는 옛날 일 됐다. 막막하다.
사기사들은 요럴 때일수록 이 수단 저 방법 고안해낸다. “어이, 학생! 간단한 투자로 큰 돈 버는 기찬 사람 있어. 가서 얘기나 들어 보세. 손해될 거 없잖아. 우리도 그대로 해서 돈 좀 만지는 거야.”
졸졸 따라간다. 널찍한 pc방에 들어선다. 컴퓨터마다 앉아있는 사람들. 주인공 투자귀재의 설명에 귀 기우린다. 다 내 또래구나. 안심한다.
“이 USB로 binary option 거래하면 자산 늘어나는 거여. 서너 배 ‘꼭’ 번다. ‘절대’ 성공한다”며 자신 있게 지도한다. 값은 ?54만=?579만.
“저 지금 돈 없는데요.” “걱정 동여매시게.” 대학생 융자 알선해준다. “그리고 말이지. 친구나 누구 데려오면 소개료 ?6만=?63만5천. 즉석지불이다.” 솔깃하다. 대출서류에 사인–>USB 받고 귀가.
돈 벌기는커녕
작동조차 되지 않는다. 그곳으로 가본다. pc방 주인 왈; 오늘 처음 왔어요. 임대했어요. 종일 북적거리다 갔어요.
대출금 빚만 떠안고 말았다. 코로나바이러스시대에 일본에서 목하 유행하는 USB 투자사기다. 무대는 디지털 환경이다.
점잖게 앉아 있는 노신사 회장이 두목-구변 좋은 투자귀재가 사장-사람 찍어 데려오는 소개꾼들-컴퓨터 앞에 진치고 있는 바람잡이들로 구성된 사기조직이다. 한탕하고 잠시 휴업한다. 못 찾는다.
사기꾼은 밑천이라야 청산유수 말재간과 잘생긴 외모다. 궁한 티 나면 누가 선뜻 돈 내놓겠는가. 빚내서라도 고급스럽게 단장하고 치장한다.
도와주려고 사기 치나. 자선사업 아니다. 곤궁한 사람에게서 단물 섭취한다. 빈곤산업이다. “나, 네 편일세.” 이 말은 “너 등쳐먹겠다”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