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 해?” 밥딜런이 비틀즈에게 물었다

밥 딜런 <EPA연합뉴스>

[아시아엔=김중겸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1964년 미국 공연이 열리면 10대 소녀들이 몰려와 졸도하고 아우성을 쳐댔다. 폭동수준이었다. 노래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전성기로 가던 때였다.

8월 28일 뉴욕 밥 딜런이 비틀즈 묵는 호텔로 찾아왔다. 초면이어서 어색했다. 모두들 침묵. 돌연 딜런이 물었다. “마리화나 해?” 불쑥 마리화나 건넸다.

딱 한번 맛보기 한 적 있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종이에 싸는 방법 몰랐다. 머뭇머뭇하자 만들어줬다. 첫 번째 주자, 링고가 스타 피웠다.

미쳤나? 웃고, 웃고, 또 웃었다. 도대체 얼마나 기분 좋으면 말은 못하고 웃기만 하나. 어, 이거, 좋은가보다. 함께 하자.

밖에는 경찰관이 경비 중, 안으로는 룸서비스가 수시로 드나들었다. 들키면 곤란해진다.

침실로 들어가자! 우르르 달려 들어갔다. 제일 먼저 한 일은 냄새와 연기 나가지 않게 문틈 타월로 막는 거였다.

비틀즈, 그들은 모두 존 레논이었고, 링고 스타였으며 폴 매카트니였다. 그리고…


그 시절 그게 문화였다

그 후 피우고 싶으면 암호를 보냈다. “Come on, let’s ‘ave a larf!” 속삭였다.

1964년 She’s a Woman. 마약용어 turns me on 들어갔다. 비틀즈의 the First drug song이다.

1965년 Help! 지쳐가던 때였다. 제작 중 내내 마리화나 상습적으로 했다. 그 해 말 Rubber Soul도 마찬가지.

1967년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 1965년 봄부터 손대기 시작한 LSD. 그 영향이 그대로 나타났다. BBC에선 방송금지.

1968년 인도로 갔다. 마리화나여행이었다. 마약사용 정점에 올라섰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70년, 비틀즈는 공식해체됐다.

1960년대는 그런 시대였다. drug culture 전성기였다. 로크와 포크와 재즈만 그러지 않았다. 예술이, 여유 있게 사는 사람들의 인생이 그랬다.

마리화나가 뭐여?

정신에 작용해 다소 습관성 있는 물질에는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과 같은 일상의 기호품이 있다. 법적 규제가 덜 하다.

반면 코카인, 해로인, 필로폰 등은 엄격히 처벌된다. hard drug이다. 마리화나는 soft drug.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제일 많은 약물이다.

원료는 대마(大麻).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학명은 Cannabis. 꽃과 잎을 건조시켜 종이에 말아 피우는 marijuana. weed, pot라는 별칭도 있다. hashish는 수액을 굳혀 입으로 섭취한다.

효과는 급속하게 나타난다. 지속시간은 짧다. 술 취한 듯 명정(酩酊)상태가 된다. 릴랙스해진다. 전문가들의 일반적 평가는 “그 자체로는 유해하지 않다!”이다.

그래서 soft drug인 거다. 계속하다 보면 더 강한 자극 찾아 마약(hard drug)으로 가게 만드는 gateway drug이다. 불법으로 규정한 이유다.

마약이냐? 고향이냐?

1967년 데뷔한지 햇수로 7년. 비틀즈 멤버들 정신에 균열 생겼다. 고향이 그리웠다. 가보고 싶었다. 연주 일정 때문에 시간 내지 못했다.

그때 나온 노래가 Strawberry Fields Forever다. 어렸을 적에 놀던 보육원의 정원 딸기밭이다. 이어 Penny Lane; 늘 오갔던 그들 동네의 버스길이다.

이때 만약 리버풀에 갔었다면, 런던의 성공 뒤안길에 있던 상실을 고향 풍정(風情) 속에서 회복-치유할 수 있었더라면, 마약을 하지 않았음이 당연하다.

Home Sweet Home. 집이 제일이야=고향이 제일이야. 작사가 존 하워드 페인, 떠돌았다. 죽어서 귀향했다. 피맺힌 삶. 살았을 때 고향 갈 수 있는 처지 자체가 행복이다.

그 사회학자들은 뭐라 하려나

비틀즈 1960년대 단 두번 공연해 1950년대까지의 미국정서-폐쇄와 권위-를 일거에 무너트렸다.

시대는 급변했다. 월남전 반대, 인권법 통과, 전쟁 선포할 정도로 만연한 마약. 그때부터 미국이 기울었다.

음악에 대하여 칼 막스(Karl Marx) 말하길 “경제가 결정하는 거야!” 했다. economic determination, 문화이론의 경제결정론이다. 일리 있나? 노래도 배 불러야 나오니까 맞는 말인가.

Max Webber는 그 시대 사회정신을 반영한다며 music sociology(음악사회학)를 전개했다. 이를 이어 받은 Thedor Adorno는 “음악현상은 사회현상”이라 했다. 그걸 누가 모르냐.

그럼, 후배 부장이 선배 부장 잡는다고 날아가 부딪치고, 사장이 전무 쫓아낸다고 매일 으르렁 거리는 건 무슨 현상인가?

허구 헌날 데모나 하고 나자빠져 있던 잡것들이 나와서 판치고 있는 세태, 조폭(組暴) 현상 아니고 뭐겠소.

12월 3일 미 샌프란시스코는 흡연금지조례를 가결했다. 3세대 이상 사는 공동주택에서는 담배 불가, 마리화나 OK! 세상 바뀌고 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