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3배 즐기기

2019년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산서원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주목해야 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은 아스완댐 공사로 말미암아 이집트 유산이 물에 잠기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 한 계기가 되었다. 1972년 유엔의 공식기구가 되었다.

중국은 55개로 이탈리아와 함께 세계 1위다. 그러나 北京의 고궁박물관의 많은 부분은 장개석(蔣介石)이 대만(臺灣)으로 후퇴하는 가운데에도 중국의 정통을 중화민국(中華民國)이 보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간난을 무릅쓰고 반출했다. 이에 중국 문물을 제대로 알려면 北京과 대북(臺北)의 국립박물관이 합쳐야 한다.

역사적으로 유럽 전체가 중국 하나와 맞먹는다. 로마는 세계제국이었으며 중세 이후 기독교 세계는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을 합하면 중국을 훨씬 넘어선다. 독일과 이태리가 국민국가가 된 것은 19세기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문화는 지금도 건설 중에 있다. 쾰른의 대성당,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지금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15개다. 1995년 석굴암과 팔만대장경이 지정되었다. 그 후 종묘, 수원화성, 남한산성에 이어 지난해 서원 등이 지정되었다. 북한은 자연유산으로 금강산, 묘향산이 지정되어 있다. 6.25전란 중에 팔만대장경이 유지된 것은 김영환 장군 덕택이다. 불교계에서는 지금도 극진한 고마움을 표한다.

김영환 장군 개인의 공이 확정된 것은 공군본부의 공이 크다. 비행기 사고가 나게 되면 사문위원회(査問委員會)를 거치듯이 확실한 근거와 기록을 통해 이를 확정한 공군의 수고가 많았다.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세계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한글이 창제된 방법이 세세하게 나와 있다.

인터넷 시대에 있어 한글의 우수함에 감복하게 된다. 일제 하 이를 보존한 간송미술관 전형필의 공적은 실로 크다.

일본에서는 도쿠가와의 평화가 정착된 시대에 온 나라를 기울인 작품이 건설되었다. 3대 장군 이에미쓰가 조부 이에야스를 위해 건설한 닛꼬(日光)의 동조궁(東照宮)의 장려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아니더라도 오사카성이나 히메지성을 보게 되면 당시의 일본의 국력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들은 가히 중국의 자금성(紫禁城)에 필적한다. 경복궁 등 조선 왕궁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성곽의 형태와 용도가 중국, 일본, 한국이 각각 다르다 하더라도 이들 성을 지을 수 있었던 일본 영주들의 세력은 압도적이다. 일본은 근대화 이전에도 국력에 있어 조선에 비해 몇 걸음을 앞서 나가고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의 지극히 피상적 반일감정은 과거에 매달려 비생산적이고 유치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여행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되새겨준다. 중국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도 많은 공부가 필요하지만, 세계는 중국말고도 너무도 넓다.

오늘날에도 황하지와(黃河之蝸)가 되지 않기 위해서 여행은 여전히 중요하다. 요즘은 DVD 등 시청각 자료를 통해 집안에서도 세계를 호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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