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노태우와 강동석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지난 여름에는 유별난 폭염을 피하기 위해 65세 이상은 무료 지하철로 인천공항에 가서 시원한 공항에서 무더위를 식힌다. 이런 설비와 호사는 세계에 찾아보기 어렵다. 인천공항은 노태우 대통령 정부에서 만들었다. 노태우의 인천공항 건설은 박정희의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맞먹을 정도의 위업이다.
오늘날 인천공항이 없다고 하면 폭주하는 항공수요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인천공항은 2005년부터 연속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천공항을 실제로 건설한 것은 강동석 사장이다. 강동석 사장의 공은 정보통신의 오명 박사와 맞먹는다. 공항의 건설규모와 방법은 토목위주 고속도로 건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강동석은 허허 벌판에 컨테이너를 세워놓고 생활했다. 모든 자재가 한 치 오차도 없게 순서에 맞게 도착되어야 한다.
인천공항은 영종도 섬 주변의 바다를 메워 만들었다. 바다에서 토사를 퍼내고 모래 기둥을 박아 수분을 흡수했다. 인천공항에 이르는 교량은 도로와 철로를 합해 만들었는데 바다 위 강풍에도 견디게 튼튼하게 건설했다.
홍콩 첵랍공항은 개항하자마자 화물운송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망신을 당했다. 강동석은 모든 것을 직접 확인했다. 박태준은 포항제철을 만들 때 거의 다된 용광로를 깨뜨리더라도 철저하게 했다. 강동석은 박태준과 같이 철저하게 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는 인재는 드물다.
인천공항은 동북아의 허브공항이다. 같은 시기에 건설되던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은 일본의 막강한 경제력을 과시하듯 바다에 인공 섬을 만들어 만들었다. 인천공항이 만들어지기 전에 공사비를 뽑아야 한다고 성화가 대단했지만, 오늘날 인천공항과는 비교가 되지 않고 일본 국내용 공항을 벗어나지 못한다. 상해 푸동공항도 중국 자체의 수요가 크기가 하지만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서는 인천공항을 따라오지 못한다. 인천공항은 제2터미널 준공 등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를 상정하고 미리 부지를 확보한 덕택이다.
인천공항은 통일 후에 세계로 통한다. 옛날에 수도가 강에 인접한 지역에 건설되었다고 하면 이제는 공항이 그 기능을 발휘한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만나는 인근의 교하를 통일 후 수도로 거론하는 이유다. 서울과 개성에서 비슷한 거리로 이격되어 있고 송악산과 북한산이 같은 거리다. 군부대 부지가 많아 강남 개발과 같은 부동산 소동을 줄일 수 있다.
‘보통 사람의 정부’를 지향한 노태우 정부에서는 육사 출신과 민간 출신 엘리트가 힘을 합쳤다. 노태우 대통령 당선자 시절부터 보좌한 ‘직업이 총장’으로 불리는 김학준 박사는 대표적이다. 세인은 노태우를 물태우로 비아냥거리지만, 북방정책과 인천공항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