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성공하는 리더십’ ‘실패하는 리더십’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휴먼웨어101> 저자] “행복하게 사는 가정은 이유가 대부분 닮았지만 불행하게 사는 가정은 이유가 다 제각각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 첫 문장이다. 곱씹어 보면 볼수록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톨스토이를 빌려 리더십을 이야기해 보면 “실패하는 리더십은 이유가 대부분 닮았지만 성공하는 리더십은 이유가 다 제각각이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는 리더십의 성공을 가져온 요인들을 몇 가지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기 리더십 연구는 주로 성공한 리더들의 특별한 능력, 즉 특성(trait)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고자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졌다. 주로 리더의 성격, 학력, 지능 등은 물론, 성별이나 신체조건 등에 이르기까지 성공한 리더들이 지닌 개인적인 다양한 특성을 도출해내기도 했다. 물론 지금까지도 이와 같은 연구가 수행되고는 있지만 유의한 차이가 나는 특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리더십의 성공요인을 리더의 특징에서 리더의 행동(behavior) 및 리더가 처한 상황(situation)에서 찾으려는 시도들이 있어왔다. 그리고 이로 인해 상당 부분 효과적이고 납득할 만한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
리더십 성공요인을 찾는데 리더의 특성이 아니라 리더의 행동이나 리더가 처한 상황으로 전환하였다는 것은 성공적인 리더가 선천적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육성된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를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오늘날 CEO를 비롯한 조직구성원, 군인, 부모,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리더십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은 대부분 이러한 관점에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성공하는 리더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혹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의 접근 역시 리더의 특성과 마찬가지로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더군다나 공통적으로 도출된 리더의 행동이라고 할지라도 각각의 리더가 처한 환경이나 여러 가지 상황적 변수로 인해 이를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이를 반대편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리더십의 성공을 보다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즉 리더십의 실패를 가져온 요인들을 찾아보고 리더 혹은 리더 후보들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리더십의 성공요인은 개인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하지만 리더십의 실패요인은 상대적으로 다양성이 덜하다. 그만큼 리더십 실패요인은 다양한 조직이나 상황 등에서의 교집합 영역이 크다는 것이다.
리더십 실패요인 중 하나는 자신의 욕구나 본능을 이겨내지 못한 리더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생명에 대한 욕구는 물론, 명예 욕구, 돈이나 물질에 대한 욕구 혹은 심리적이거나 신체적인 본능 등에 따라 생각하고 움직인 리더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리더가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 관계없이 하나같이 그 끝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준다. 리더 자신뿐만 아니라 그 조직까지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접근해보면 리더십의 성공을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리더십 실패요인을 찾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리더십 실패요인들은 성공요인에 비해 변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일반화하기가 용이하고 다루어야 할 내용도 명쾌한 면이 있다.
아울러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리더십 개발 및 교육을 하려면 리더십 실패요인을 찾고 이를 공통적으로 다루어야 할 일종의 기본과정으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육대상이나 조직 혹은 업(業) 등과 관련된 리더십은 상황과 수준에 맞는 개별적인 심화과정으로 전개해보는 시도도 해 봄직하다.
리더십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리더십 개발에 대한 수많은 투자와 시도는 리더십의 성공이 리더 개인의 성공을 넘어 조직과 사회의 성공, 나아가 인류의 성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십은 리더만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 리더십의 최선을 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리더십의 최악을 회피하는 접근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찾아낸 리더십 실패요인들은 리더십 성공을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니 주변에서 리더십 실패요인이 보이면 혀끝을 차고 등 돌릴 일이 아니라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하나의 교훈으로 축적하고 이를 제거해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리더십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요인들을 찾아 하나하나 추가하는 것만큼 리더십의 실패를 가져오는 요인들을 찾아 하나하나 없애는 것도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