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 28] 코로나시대 최고 생존법···’나눔’과 ‘베품’

김희봉 필자가 20년 이상 간직하고 있는 학창시절 필기노트. 필자는 “당신의 지식과 경험은 공유되고 있나요?”라고 묻는다. 사진은 7월 20일 오후 밤 11시7분, 글을 모두 완성한 후에 찍었다. <사진 김희봉> 

[아시아엔=김희봉 <아시아엔> 칼럼니스트,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교육공학박사] 학창시절 시험을 앞두고 친구에게 필기한 노트를 빌려달라고 한 적이 있다. 매번 빌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정리한 노트도 교환했다. 같은 수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노트에는 새로운 내용도 있고 보다 이해하기 쉽게 정리된 내용도 있다는 것은 신기할 따름이다.

당시에는 서로가 별다른 거리낌 없이 노트를 교환했지만 막상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눠주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누는 순간 그만큼 내가 가진 몫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깝기도 하고 왠지 손해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와 같은 생각은 자신의 상황을 제로섬(zero-sum) 게임으로 접근했을 때의 이야기다. 이는 한 쪽의 이득이 다른 쪽의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으로 모든 이득의 총합은 결국 ‘0’이 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처럼 한정된 자원과 소유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제로섬 게임은 각종 상황 및 이론에 접목되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소유가 아닌 공유로 접근하면 치열하고 숨 막히는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환경이나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일례로 지금은 익숙해진 공유경제가 그렇다. 경험과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는 공유는 비즈니스 감각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유형의 물질이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즉 누구나 할 수 있다. 더욱이 공유하면 할수록 그 가치가 더해지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개인이 보유한 지식이나 경험은 비교적 쉽게 공유해보고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것 중 하나다. 이는 제로섬 게임에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식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타인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른바 공유에 의한 학습(learning by sharing)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먼저 자신이 학습하고 있거나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의 공유는 불특정 다수일지라도 해당 분야에 있는 이들에게는 꽤나 유용할 수 있다. 상대방이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공유하는 내용을 받는 입장에서 보면 해당 내용에 대해 재확인은 물론, 다시 한 번 정리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지식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입장이라면 공유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역량이 향상될 수 있다. 공유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시 보게 될 뿐만 아니라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하고 점검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이와 함께 서로 간에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몰랐던 내용을 우연치 않게 알게 되기도 하고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을 발견하여 수정할 수도 있다. 또한 직접적이지는 않을지언정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얻게 될 수도 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지식이나 경험은 상대적으로 공유하기가 쉬운 편에 속한다. 더군다나 공유하는 지식과 경험은 신뢰할만하고 균형적이며 제일 먼저 자기 자신에게 각인된다.

따라서 자신이 습득한 지식과 유용한 경험을 오래토록 간직하고 활용하고 싶다면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해보는 것이 좋다. 공유한 결과물을 포함해서 공유해나가는 과정이 바로 학습의 과정이며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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