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과 호진이의 사랑편지 “세상의 말에 흔들리지 말게”

이만수 감독과 호진 학생
SK와이번스 감독직을 내려놓고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고 있는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6일 아침 <아시아엔>에 아래 글을 보내왔습니다. 1년 8개월 전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학생과 주고 받은 글 속에 꿈과 사랑이 깊이 배겨 있어 아시아엔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편집자>

이만수 감독님께.
사랑하는 감독님! 이렇게 매번 저를 생각해주시고, 좋은 글을 보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감독님께선 재작년 8월 9일을 기억하시는지요? 저는 아직도 감독님과 처음 만난 2018년 8월 9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부족한 글 솜씨지만 지난 2년 전부터 지금까지, 감독님을 뵈면서 깨달은 점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첫째,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목표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부딪혀 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부터 응원하던 SK의 감독으로 활동하신 감독님, 스포츠 선교사라는 꿈을 갖고 있는 학생으로서 롤모델로 삼고 있는 감독님께 총 3번의 연락을 드렸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한 번, 그리고 그것이 무례한 줄 알았지만 바로 다음 해에 감독님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2번의 연락을 더 드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감독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둘째,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감독님께 처음 연락을 드렸을 때, 감독님께서는 얼굴도 모르는 제게 고맙다는 인사와 사랑한다는 답장을 주셨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당시 조금의 부끄러움을 느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도리어 그동안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무겁게 여겼던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이후로 사랑 받는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음을 알게 되었고, 저 역시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자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은 매사에 긍정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독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제 비전은 평범하지 않기에 늘 불안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많은 어른들께 제 꿈에 대하여 말씀드릴 때, 대부분 돌아오는 대답은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는 제게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응원해주셨죠.

그 이후로 저는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신 ‘개척자 정신’을 가지고 많은 어른들의 예상이 틀렸음을 증명하자라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벌써 그 목표는 하나 둘씩 실현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감독님! 이처럼 저는 감독님을 보며 꿈을 꾸게 되었고, 이제는 그 꿈을 하나둘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감독님을 통해 제가 좋은 영향력을 받은 것처럼, 저 역시 많은 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럼 늘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감독님:)

호진군에게.

호진군 장문의 좋은 글 잘 읽어 보았다. 너무 멋진 글 고맙다.
호진군이 생각하는 이만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나도 힘들고 넘어질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단지 호진군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나도 연약한 사람이고 수도 없이 넘어졌다 일어나는 부족한 인간이란다.

호진군. 나라고 해서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며 여기까지 달려왔다. 내가 호진군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호진군이 기도하며 꿈꾸는 일이라면 한번 도전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넘어지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여 절대 좌절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잘 생각하는 호진군이 되었으면 한다.

솔직히 나는 호진군의 젊음이 부럽다. 젊음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순간이다. 젊다는 것이 무엇이야? 실패하더라도 절대 늦지 않는 것이 젊음이다. 그것처럼 행복한 순간이 어디 있겠니?

나는 긴 세월은 아니지만, 세상 사람들은 자기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기가 좋아하고 원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해 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나는 호진군이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절대 세상의 이목에 너의 꿈을 버리는 그런 나약한 인간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너를 믿는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고 글을 줄이마. 지난 50년 동안 화려함에 젖어 있는 생활에서 생뚱맞게 SK와이번스 감독직에서 물러나 라오스로 건너간다고 이야기했을 때,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게 미쳤다는 말을 했다.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고, 쓸모 없는 행동을 한다며 손가락질 했다.

그렇게 이야기하던 이들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니? 이제는 많은 이들이 격려해주고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기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들을 보냈는지 모른다.

호진군!
세상의 말에 너무 흔들리지 마라. 세상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호진군의 인생은 세상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라 호진군이 산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마라.

축복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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