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빼앗긴 봄···진해군항제도 여의도 벚꽃길도 막혀

2019년 진해군항제. 올해는 전면 중단됐다. 내년엔 열리게 되길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 박사] “코로나19가 종식되었다” 4월 1일 만우절(萬愚節, April Fool’s Day) 아침에 듣고 싶은 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은 2020년 우리나라 봄 풍경을 바꾸었다. 봄은 한결 부드러워진 햇살 아래 꽃들이 고운 색깔을 자랑하며 만개하는 시즌이며, 우리가 계절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시기가 바로 봄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올해는 봄 같지 않은 봄을 맞고 있다.

국내 최대 벚꽃축제 진해군항제도 취소됐다. 창원시는 벚꽃 명소인 진해 경화역과 경화역으로 통하는 출입구 11곳 전체를 폐쇄 조치하고 방문객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또 경화역과 진해역 3차로변에 한시적으로 허용하던 주차 구간도 없앴다. 코로나 감염병 사태의 엄중함을 감안해 이번 봄에는 진해 지역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전국의 상춘객(賞春客)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요즘은 마스크 없이 외출도 하지 않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해어질 때도 “다음에 만나자”가 아닌 “코로나가 진정되면 만나자”로 바뀌었다. 이에 마스크 없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고,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도 배불리 먹고 술도 한잔 마시면서 환담을 나누고 다음 약속을 정하고 헤어질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봄날이다.

영국 옥스퍼드대(University of Oxford) 전염병진화생태연구소는 “영국 인구(6천7백만명)의 절반 이상이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즉 지난 1월 중순부터 한 달간 보이지 않게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71) 왕세자도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한 존슨 총리, 핸콕 보건부 장관 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월 25일 영국 확진자는 1만1800명을 기록했다.

4월이 되면 영화 주제곡인 팻 분(Pat Boone, 1934년生)의 팝송 April Love(사월의 사랑)이 생각난다. 영화 는 팻 분과 셜리 존스(Shirley Jones) 주연의 1957년 20세기 폭스사 작품이다. 팻 분의 레코드는 그해 가을 대히트하고, 이듬해 판매가 100만매를 넘었다.

‘사월의 사랑’은 영화음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 중 한 곡으로 꼽히고 있다. 가사는 “April love is for the very young(4월의 사랑은 청춘을 위한 것이죠)/ Every star’s a wishing star that shines for you(모든 별들이 당신을 위해 비추는 소망의 별이에요)”로 시작한다. 요즘 ‘우리의 소망’은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되고, 4월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이다.

국어학자 한성우 교수(인하대 한국어문학과)의 저서 <노래의 언어>에서 한국 가요 2만6000여곡 가운데 가사(歌詞)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계절은 언제일까? ‘가을’일 것 같지만, 실제는 봄(1572회), 겨울(1281회), 여름(1001회), 가을(541회) 순으로 나타나 ‘봄’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그 봄이 왔건만 코로나 감염병으로 인해 봄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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