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교회 김형중 목사 묻다③] 코로나바이러스는 하나님의 심판인가?

코로나 바이러스

[아시아엔=김형중 베이직교회 목사]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나 질병이 유행하면 어김없이 나오는 질문이 “하나님의 심판인가?”다. 인과응보, 권선징악에 익숙한 사고에서 나오는 질문일 텐데, 실제로 지난 2005년, 약 23만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휩쓴 쓰나미를 보며 ‘하나님을 믿지 않아 심판을 받았다’는 발언으로 지탄을 받았던 목사도 있었다. 세월호 사건과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그렇게 해석하여 선포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이런 일들이 하나님의 예정된 심판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 하나님의 다스리심

이 문제를 생각하려면, 하나님께서 이 땅을 어떻게 다스리시는지에 대한 부분부터 정리되어야 한다. 이것을 필자가 공부했던 모교의 전(前) 총장인 김명용 교수가 잘 정리해주었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4개의 힘을 하나님, 사단, 인간, 자연으로 구분한다. 물론 모두가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있지만, 이러한 원인들로부터 발생된 일들이 인간의 역사 속에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그루터기 교회 안용성 목사가 페이스북에서 잘 설명했다. “겨울에 속옷 차림으로 밖을 돌아다니면 감기에 걸리는데, 그 사람이 감기에 걸린 일 뒤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계획과 뜻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일을 하나님의 뜻으로 설명하려 함으로써 사태의 핵심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도 분명하다.”(안용성 페이스북 참고)

2. 신정론

하나님의 주권,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설명하는 학문을 신정론이라고 한다. 신정론에 관한 질문은 신앙을 잃게 하는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만큼 한계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이성으로는 다루기 어려운 주제라는 것이다. 자칫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악도 창조하셨다는 것으로 결론지어질 수 있다. 칼뱅은 이를 ‘허용’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그렇다면 선하신 하나님께서는 왜 악을 그냥 두시는가? 인간이 악을 행해서 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것을 모르셨을까? 모든 것을 아시는 전능하신 분이라면 처음부터 악을 없애 죄를 막으면 되는 문제 아니었느냐고 질문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고,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는 점이다. 그럼 자유의지를 왜 주셔서 이렇게 고생하게 하는가? 사랑하기 때문이다.

자유의지를 설명할 때 자주 드리는 예인데, 아내와 스케줄을 정하고 매 시간 아내에게 전화해서 ‘이건 했냐 저건 했냐?’, ‘왜 하지 않았냐?’라고 계속 묻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일 뿐이다. 정말 사랑한다면, 아내가 스케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진정으로 사랑하셨기에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 의지를 주셨다. 설사 죄를 짓는 행동일지라도 말이다. 또한,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자유를 주실 때 인간이 죄를 지을 것을 알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는 자유로운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이미 자신이 죽을 결심을 하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는 하나님의 고난이 전제되어 있는 창조라 부를 수 있다.

그래서 김명용 교수는 “많은 사람들은 세계 역사의 주체가 하나님인 줄로만 생각하지만 세계 역사를 이끌어가는 주체는 넷이다.

물론 역사의 주이신 하나님이 진짜 역사의 주이시만, 두 번째 주체가 자유로운 인간이고, 인간만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이 세계 모든 피조물들 속에도 다 자유가 있다. 그리고 마귀가 또 하나의 역사의 주체다. 영적인 존재들도 자유를 가지고 있다. 천사가 타락할 때도, 자유가 있기 때문에 타락한 것이다”라고 했다.(2014.6.5. 장신대 채플)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온 패닉을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질서, 바람직한 가치를 세울까? 결국 우리들 몫이다.

3.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이 하나님에게 있나?

아니다.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 것은 인간의 욕심이다. 타인의 고통을 향해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며 상처를 입히는 것은 성경을 문자주의적으로 해석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몰상식에서 시작된다. 하나님은 심판하는 분이신 동시에 구원을 행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이에 대한 예가 중세시대에 있었다. 흑사병이다. 당시에 교회는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며 그 원인을 유대인에게서 찾았다. ‘더러운 이방 종교인들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병에 걸린 사람이 더럽다고 여겨졌던 그들만이 아니라 거룩하다고 평가되던 성직자들도 걸리기 시작했다. 교회가 말한 것처럼 어느 특정 대상, 범죄인들에게만 걸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당연히 교회가 헛소리를 한 것처럼 여기고, 결과 많은 사람이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아무도 돌보지 않던 사람들을 돌보고, 치료했던 그리스도인들, 그들이 보여준 섬김과 헌신, 사랑이 사람들을 교회로 이끈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설사 하나님의 심판이라 할지라도 그리스도인이 할 일은 정죄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가 증명하듯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은 아파하는 그들과 함께 우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심판이라는 것은 제3자가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느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보면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든 원인을 하나님께로 돌리려는 인간의 악한 생각일 수 있다.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하나님의 뜻이 숨겨져 있다. 권력, 부, 편리를 추구하는 인간의 걸음을 멈추어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사인이다. 그러나 원인은 하나님께 있지 않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은 인간의 욕망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은 그동안 살아온 삶에 대한 성찰이다. 이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해 이런 어려움을 허락하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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