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교회 김형중 목사 묻다④] 가정예배, 어떻게 준비하나?
[아시아엔=김형중 베이직교회 목사]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학교 개학이 4월6일로 연기되었지만, 이 또한 불확실하다. 예전과 같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이 당분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가정에서 드리는 예배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드려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예배 준비는 어떻게 하는가? 가정예배를 잘 드리려면, 가정에서 드리는 예배도 교회에서 드리는 공예배와 동등하다는 전제 하에 준비해야 한다. 누구나 설교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설교자의 자질을 하향 평준화하자는 의도로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설교자의 자질을 높이고 말씀에 집중하려는 마음에서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지 예배설교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예배에 대해 이해하며 온 마음을 다해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드릴 수 있는 예전(禮典, 예배순서/형식)을 중심으로 어떻게 예배를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1. 예배의 부름
2. 시편 낭독
3. 찬양 준비
4. 대표기도
5. 설교 준비
6. 합심기도
7. 축도
1. 예배의 부름
보통은 예배를 내가 드린다고 생각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예배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초청하는데서 시작된다. 이 부르심 없이는 사람의 예배행위가 존재할 수 없다. 예배는 사람의 주도가 아닌 하나님 주도와 그에 대한 사람의 순응에 의해 이루어진다. 지금 이 시간,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곳으로, 예배하도록 초청하셨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예배의 부름, 예배로의 초청이다.
예배인도자는 먼저 예배로의 초청에 관한 성구를 정확한 발음으로 낭독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 4:24)라고 낭독한다.
성구 낭독이 끝나면 누구에게 예배드리는지를 선포한다.
-우리를 이처럼 예배하라고 부르신 하나님께 다 같이 예배드립시다.
-이제 다 같이 경건한 마음으로 살아계신 하나님께 예배드리겠습니다.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창조주이시며 구원의 주이신 하나님께 예배드립시다.
선포할 때 주의할 점은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표현보다는 정확하게 ‘~합시다’라는 표현이 좋다.
2. 시편 낭독
시편은 하나님을 노래하는 말씀인 동시에 인간의 이성, 감정, 의지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다. 초대교회는 복음서의 말씀을 읽기 전, 시편을 낭독함으로 교회공동체가 구약시대와 단절되지 않고 구약으로부터 이어지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가정에서 예배를 드릴 때 시편을 낭독하는 방법은 찬송가 뒤에 있는 시편 교독문을 읽거나 시편 한 편(혹은 일정 분량)을 정해서 교독, 합독, 낭독 등의 방법으로 읽는다.
3. 찬양 준비
꼭 악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악기 연주가 가능한 분이 있으면 좋지만, 예배의 흐름에 방해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악기 즉 목소리로 찬양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예배 구성원들의 호흡과 숨결이 들리는 목소리 찬양으로 예배드릴 때가 가장 은혜롭다. 목소리 찬양이 부담스럽다면 인터넷 매체(유튜브 찬양 연주 등)를 활용하면 된다.
예배 찬양 구성은 사람의 신세나 처지를 노래하는 찬양, 감정을 고조시키는 찬양보다는 하나님을 높이며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을 선포하는 찬양을 부르는 것을 추천한다. 예배는 사람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높이기 위해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는 예배 전, 구성원들이 부르고 싶은 찬양을 매주 한 곡 정도 추천받아서 부른다면 구성원 모두가 예배에 참여한다는 마음을 들게 하므로 이 방법도 추천한다. 찬양 선곡이 끝난 후, 예배 인도자가 예배 전에 미리 악보를 공유해주면 예배에 참여하는 사람도 미리 준비할 수 있다.
4. 대표기도
대표기도(회중 기도)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이 있는데,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솔직하고, 간결하며, 간절히 구하는(간구) 마음이면 된다.
회중 기도는 함께 예배드리는 모두를 대표해서 드리는 기도다. 예배의 기도는 예배를 하나님께 드리니 받아달라는 기도가 제일 좋다.
기도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기도를 통해 누군가를 가르치려 하거나 지적하고자 하는 태도다. 함께 예배드리는 사람이 기도자의 의도를 가진 기도를 들으면 마음이 불편하지 않겠나? 마음이 불편한 상태로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께서 기쁘시게 받으실 리 없다.
또한 거창할 필요도 없다. 한 주 동안 겸손히 말씀을 읽으며 성령님께서 기도하게 하시는 것들을 준비하며, 십자가 앞에 선 예배자의 모습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함께 예배드리는 사람을 위해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간결하게, 아버지께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구한다.
그 밖의 나라와 민족, 공동체의 필요, 개인의 간구는 합심 기도 시간을 정해서 기도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나 혼자 하는 기도가 아닌 회중을 대표하는 기도라는 것을 꼭 기억하고, 가능하면 3분 이내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5. 설교
설교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가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다. 보통 목사가 준비하는 방식은 이렇다. 먼저 본문을 정한다. 본문을 정하는 방법은 설교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강해 설교를 준비한다면 성경을 권별로 정해서 순서대로 묵상하며 준비하면 된다. 주제 설교라면 주제와 맞는 말씀을 찾아 준비하고, 일 년치 설교 본문이 정해진 예배 모범을 사용해도 된다.
본문이 정해지면 본문을 묵상한다. 묵상의 방법은 눈과 입으로 읽기, 본문을 손으로 써보는 등의 방법으로 본문이 익숙해지도록 한다.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나 자신이 말씀에 들어가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하는 사건을 묵상한다면, 베드로가 되어 그 상황을 겪어 보고, 베드로 곁에 있던 다른 제자가 되어 보기도 하고, 제자의 배신을 보는 예수님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으로 묵상하면 보다 깊은 메시지를 끌어낼 수 있다.
다음은 설교문 작성이다. 설교를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원고를 작성해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원고로부터 자유해지고 싶은 욕망은 잠시 버려두라. 하나님께 설교 전달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미국의 1차 대각성 운동(The First Great Awakening)을 이끌었던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swards, 1703~1758)는 촛불 아래서 설교문을 읽었을 뿐인데, 성도들로 하여금 큰 성령의 능력을 경험하게 했다. 중요한 것은 본문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지 설교자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설교문 작성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퇴고다. 즉, 작성한 내용이 본인의 생각인지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인지를 분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특정인을 향한 마음이 표현되었다면 삭제
*본인의 주장이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면 삭제
*적절하지 않은 예화는 삭제
그러나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설교 준비가 여전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럴 때에도 설교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혹 매일 묵상(QT)을 한다면 일주일의 묵상 본문 중 하나를 정해서 설교하거나 교회에서 정해주는 본문으로 설교를 준비해도 된다. 이것도 부담스럽다면 교회에서 제공하는 설교문을 읽거나 온라인 설교를 시청해도 된다. 왜냐하면, 설교는 예배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정예배에서 설교하는 것이 힘들다면, 성경의 한 권을 정해서 읽거나 20~30분 시간을 정하고 통독을 해도 된다. 설교는 설교자 개인에 의해 해석된 이야기이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통독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설교를 준비할 때 본문이 가지고 있는 시대, 문화적 배경, 신학적 내용, 성경 본문 주해 등도 중요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본문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이 무엇인지, 이 시대 예배 공동체에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말씀을 준비할 때 하나님의 영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 말씀이 내 안에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나님께 간구하라. 그러면 꼭 필요한 말씀들을 전하게 하실 것이다.
6. 중보기도(합심기도)
주신 말씀을 따라 살겠다고 결단하며 기도한다. 기도의 방법은 침묵기도, 통성기도, 설교자의 기도 등 다양하다. 이때, 예배 구성원을 위한 기도, 교회, 나라와 민족을 위한 중보기도를 드리면 좋다. 합심 기도가 끝날 때 예배 인도자는 마무리 기도를 드려서 기도가 끝났음을 알린다.
7. 축도
축도 대신 주기도문으로 가정예배를 마무리하는 것이 무언의 규칙이 되었다. 축도는 목사들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말씀으로 축복하는 것이 목사의 전유물이 되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성도들 중에는 축도를 듣지 않으면 예배를 드린 것 같지 않다거나 무언가 언짢아하기도 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목사는 복의 수여자가 아니다. 복을 주시는 분은 오직 한 분 하나님이시고, 목사는 교회 공동체에서 목양을 위해 부르심을 받은 사람일 뿐이라는 점이다.
전에 공동체 예배를 드릴 때, 축도 대신 성경 말씀 한 두 구절을 함께 읽고 서로의 눈을 보며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민 6:24-26)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고후 13:13)
이렇게 축도를 하면 말씀을 한번 더 읽어서 좋고, 서로를 축복할 수 있어서 좋다.
예배에 관한 잘못된 인식 한 가지는, 예배를 통해 내가 은혜를 받아야만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방식으로 은혜를 얻으려 하지만, 그것은 은혜가 아니라 자기만족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은혜는 마사지와 같다. 처음에는 교회 오는 것만으로, 찬양하는 것만으로도 은혜를 받지만 나중에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나머지 밋밋한 예배에서 채워지지 않는 은혜를 봉사와 섬김으로 채우려 한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은혜 없는 예배’라고 예배를 평가하는 평가자로 변하는 거다.
예배는 하나님께 나를 드리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자리이기에 앞서 하나님이 나를 받으시는 자리다. 내가 무언가를 받으려고만 한다면 그 예배는 출발부터 생각과 태도가 빗나간 것이다.
*유튜브 채널: 성경속으로_intotheBI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