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업체 이투스 ‘댓글조작’ 결국 재판에···스타강사도 연루
이투스 김형중 대표·’일타강사’ 백인덕·백호 불구속 기소
사정모 ‘댓글알바 고용’ 폭로 2년여만에 결론
[아시아엔=연합뉴스] 유명 입시교육업체인 이투스교육(이투스) 대표가 자사 홍보와 경쟁사 비난 목적으로 이른바 ‘댓글 알바’를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댓글 조작을 통한 홍보에는 수능 과학탐구영역 ‘일타 강사(수강생·매출액 1위 강사)인 백인덕·백호씨도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김도균 부장검사)는 김형중 대표와 정모 전무 등 이투스 임원 3명을 업무방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5월 불구속기소 했다. ‘백브라더스’로 알려진 이투스 소속 백인덕·백호 강사도 김 대표와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이 김 대표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지 1년 4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김 대표 등은 2012년 5월부터 2016년 12월경까지 5년 가까이 바이럴마케팅업체 G사와 10억원대 계약을 맺고, 자사 강사를 홍보하고 경쟁 입시업체 강사를 비난하는 게시글·댓글 20만여 건을 달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G사의 가이드라인을 받은 ‘댓글 알바’들은 수험생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나 오르비·수만휘·일간베스트 등의 커뮤니티에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았다.
여기에 관여한 G사 직원 2명도 댓글 조작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개인정보보호법 위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투스의 댓글 홍보 논란은 그간 여러 차례 불거졌지만 김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투스는 2007년, 2011년, 2017년에 댓글 알바에 대한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었다.
최근 불거진 댓글 조작 논란은 ‘삽자루’로 불리는 대입 수학 강사 우형철씨가 불을 댕겼다. 이투스 소속이던 우씨가 2017년 1월 “이투스가 댓글 알바를 고용해 경쟁 학원이나 강사를 깎아내리는 글을 작성하고 검색 순위를 조작하는 마케팅을 한다”고 폭로한 것이다.
우씨는 입시 학원가의 댓글 조작 관행을 고발하고, 조작에 반대하는 다른 강사들과 ‘클린인강협의회’를 결성하기도 한 인물이다. 우씨가 폭로를 이어가자 ‘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학부모 모임'(사정모)이라는 학부모 단체가 움직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스타 강사인 설민석·최진기 씨가 불법 댓글 홍보를 통해 학원을 선택하는 학부모와 학생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기 한국사 강사 최태성·수학 강사 신승범 씨의 댓글 홍보 의혹도 제기했다.
사정모는 댓글 홍보로 이투스가 수강료 매출 1천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취하고 경쟁사 업무를 방해했다며 2017년 3∼4월 이투스 강사들을 잇달아 형사 고발했다.
당시 이투스는 소속 강사들의 ‘댓글 알바’ 고용 의혹에 대해 “사정모는 실체 없는 유령단체”라며 강사들이 불법 댓글 홍보를 하거나 댓글 알바생을 고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수사 결과 이투스의 조직적 댓글홍보 행위는 사실로 드러났으나 설민석·최진기·최태성·신승범 강사는 지난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강의만 했을 뿐 홍보는 소속 회사인 이투스가 담당했다는 이유에서다. 백인덕·백호 강사의 경우 댓글 알바 고용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 재판까지 가게 됐다.
사정모는 설민석 강사 등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항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