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고교에서 정학을 당했는데, 대학진학에 불리한가요?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우리 아이는 미국 고등학교 10학년때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어서 유기정학을 당했어요. 학교성적은 우수한 데 미국 대학에 진학할 때 불리하게 작용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미국 대학 합격하는 데 불리한가요? 이를 어떻게 해결할 방법은 없나요?”
이렇게 편지를 보내는 학부모도 있지만 직접 방문 상담을 통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학부모도 많다. 얼마전 필자를 찾은 한 학부모는 아이가 왕따 당하는 친구를 돕다가 가해 학생들과 난투극이 벌어져서 형사입건 됐으며 재판까지 가게 됐다며 큰 걱정을 했다.
미국 조기유학을 떠난 한국 학생들, 그리고 국내 국제학교 학생들 가운데 학교에서 이러 저런 이유로 징계를 받은 학생들이 있다. 친구와 싸운 경우도 있고, 남의 시험 답안지를 보다가 적발된 학생도 있다. 또한 술이나 담배 때문에 징계를 받은 학생도 있다. 이렇게 징계를 받으면 대학 진학 시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몇년 전 프린스턴대학에서 한 학생이 입학원서에 과거 범죄 이력을 묻는 항목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대다수 미국 대학들은 입학사정에서 고등학교 때 처벌을 받은 기록을 반영한다. 즉 이런 기록, 특히 심각한 상황의 기록이 있으면 합격이 불가능하다.
고등교육 전문지 <인사이드 하이어에드>는 비영리단체인 ‘선터 포 커뮤니티 얼터너티브‘(CCA)의 보고서를 인용, 전국 상위권 대학 400여개 가운데 75%가 공통원서 등을 통해 재학시절 학교로부터 처벌을 받은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있다. 이들 대학 가운데 89%가 입학사정에서 고등학교 때 처벌 받은 기록이 있으면 입학사정에서 불이익을 준다. 시험 부정이나 폭력으로 정학을 받았다면 입학사정에서 불리하다.
이에 대해 고등학교 때 사소한 잘못으로 공평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고교 시절 처벌기록을 대학입학 사정에서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응답 대학의 25%만이 관련 규정을 갖고 있을 뿐 나머지 대학들은 이에 대해 아무런 규정이 없다. 대학들은 지원 학생이 고교시절 처벌을 받았다면 왜 이런 처벌을 받았는지 이에 대해 파악을 하고 이를 입학사정에 반영을 해야 하는 데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처벌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CCA는 각 대학들은 고교 시절 처벌이 대학 입학 사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 대학들은 여전히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대학이 많다.
뉴욕대학은 대학 지원자의 과거 범죄이력을 입학사정 1차 평가에서는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차 평가를 거친 지원자들 가운데 범죄 이력이 있는 학생은 특별위원회의 심층 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분명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 처벌을 받았다면 상위권 대학들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실제로 A군은 미 명문대학에 합격한 상태에서 고등학교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고등학교는 이 사실을 대학에 알렸고, 대학은 즉시 합격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 불행한 처벌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런 경우에 놓인 학생들은 전문가들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