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①] 서강대 박홍 총장 당뇨병 합병증으로 ‘선종’

박홍 신부(가운데)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 박사] 서강대 총장을 역임한 박홍(朴弘) 신부가 지난 11월 9일 78세를 일기로 서울 아산병원에서 선종(善終)했다. 가톨릭 예수회 소속인 박 신부 영결미사는 11일 서울 마포구 소재 예수회센터 성당에서 유족과 성직자, 인반 신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한 후 용인천주교묘지 내 예수회 묘역에 안장되었다.

고인은 1941년 2월 27일 대구에서 태어나 가톨릭대와 대건신학대를 거쳐 1969년 사제(司祭) 서품을 받았다. 박 신부는 1974년 세인트루이스대학에서 영성신학 석사학위를, 1979년에는 그레고리오대학에서 영성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홍 신부는 1989년부터 1996년까지 8년간 서강대 총장을 역임했다.

필자는 박홍 신부가 2004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당시 의장 노무현 대통령) 화해교류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할 때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몇 차례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박 신부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2년 넘게 신장 투석을 받으며 투병해오다 최근에는 신체 일부가 괴사해 이를 절단하기도 했다.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으로는 눈의 망막에 이상이 생기는 망막(網膜)병증, 신장(콩팥)에 이상이 생기는 신장병증, 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신경(神經)병증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뇌혈관 질환(뇌졸중), 말초혈관질환(당뇨발)이 생길 위험이 높다.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은 황반변성, 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失明) 질환으로 분류된다. 실명 원인 1위인 ‘당뇨망막병증’은 망막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서 망막 혈관벽이 두꺼워져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이로 인해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망막 세포가 죽게 되는 질환이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안과병원에서 안저(眼底)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려면 정기 검진이 필수다. 모든 당뇨환자는 당뇨망막병증 임상소견이 없다면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안과 검진율은 매우 낮은 편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1명은 생애 단 한 번도 안과 검사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실제 검진율도 5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발(diabetic foot)은 당뇨병 또는 합병증(신경병증, 말초혈관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족부(足部)의 손상, 즉 ‘당뇨병성 족부병변’을 통칭하는 말이다.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발의 피부 또는 점막조직이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潰瘍)이다.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약 15%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발 궤양을 앓게 되며, 그 중 1-3% 정도의 환자는 다리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는다.

당뇨병(diabetes mellitus)이란 인슐린(insulin)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사질환이다. 혈중 포도당(葡萄糖)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특징이며, 이로 인하여 여러 증상과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에 포도당이 배출된다. 보통 공복 시 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 비율이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본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源)이며,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를 혈당(血糖)이라 한다. 혈당은 췌장(膵臟)에서 생산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glucagon), 두 가지 호르몬에 의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인슐린은 췌장의 랑게르한스섬(Langerhans islets)에 위치한 베타세포에서 생산되며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담당하며, 랑게르한스섬에 위치한 알파세포에서 생산되는 글루카곤은 혈당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랑게르한스섬’ 명칭의 유래는 1869년 독일의 의과대학생인 랑게르한스(Paul Langerhans, 1847-1888)가 현미경으로 췌장을 관찰하다가 소화액을 만드는 세포들 사이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세포집단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 세포 집단들의 기능을 알지 못했으나 후에 이 세포들이 물질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는 것이 알려져 발견자를 기리기 위해 ‘랑게르한스의 (작은)섬(islet of Langerhans)’으로 부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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