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대로 알기] 개인방송 시장규모 7조···하룻밤 6000만원 수입도

중국 개인방송 BJ 펑티모

[아시아엔=중국을 읽어주는 중국어교사 모임] 중국에서 최근에 가장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 인터넷·모바일과 관련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그중 인터넷 ‘개인방송’은 그 열기가 대단하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직접 방송한다는 의미로 즈보(直播)라고 한다. 2008년 정도부터 소소하게 시작된 인터넷방송 시장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는데, 당시 유저는 1억 9,500만명 정도였다. 그런데 2년 만에 유저가 두 배를 넘어 2017년 4억 1,700만 명까지 증가했다.

이 수치는 인터넷 사용자의 45.6%로 중국사람 네 명 중 한 명은 인터넷 개인방송을 본다는 얘기다. 시장규모를 금액으로 따지면 400억 위안, 한국 돈으로 6조 8,000억원에 해당한다. 중국인들의 개인 인터넷방송 사랑, 한국보다 훨씬 뜨겁다. 

어떤 방송들이 사랑받고 있을까? 2017년 기준 1위는 게임 방송(23.9%), 2위는 재능방송(23.1%)이다. 게임 방송 시장 규모만 1억 8,000만 위안300억 원에 달하는데, 인기 많은 BJ 채널은 동시 접속자가 100만 명을 넘는 건 일반적이고 400만 명 이상을 찍은 적도 있다.

게다가 중국 Top 5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중 세 개 이상이 게임 채널을 주로 하고 있다. 이런 환경이니 당연히 인기 BJ들의 월수입은 10억원을 훨씬 넘고, 몸값은 몇 백 억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프로게이머 중 중국에서 게임 BJ로 활동하는 ‘도파’라는 사람에 대해선 25억 연봉의 성공한 프로게이머라며 한국 방송에서도 떠들썩하게 다룬 적이 있다. 

중국 게임방송 BJ 도파가 방송을 하고 있다.

도파뿐 아니라 한국의 다른 유명 BJ들도 2016년부터 대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방송 꽤나 하는 예쁘고 늘씬한 BJ들이 많다보니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하루는 우리나라의 유명 BJ가 방송하는 플랫폼에 중국 완다 그룹 회장 아들 왕스총(쉽게 말해 재벌 2세)이라는 사람이 접속해 있었다. 이 재벌 2세는 중국 최대의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데다, 완다그룹은 중국에서 가장 돈 많은 그룹 중의 하나로 보통 재벌 2세 이상이었다. 

방송 중에 어떤 네티즌이 14만 위안(약 2,300만원)의 선물, 일명 별풍선을 쏘면서 왕스총을 도발했다. 왕스총은 그 도발을 받아서 23만 위안(약 3,900만원)을 쐈고, 이 BJ는 하룻밤에 6000만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데 그 장면이 뉴스를 타고 중국 전역에 퍼지면서 덕분에 더욱 유명해졌고, 더불어 한국 BJ들의 위상도 올라가게 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인터넷 개인방송은 시청자의 흥미에 부합하는 다양한 장르의 방송이 있고, 그걸 이끄는 대단한 인기의 BJ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하나가 왕홍(??)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스타들로, 중국 인터넷 시장의 큰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람들이 개인방송에서 말하는 것 하나하나가 중국의 인터넷을 움직이고 있다. 

중국 유명 BJ 파피장

2017년 아주 재미있는 경매가 있었다. 7분 만에 최고가 약 38억 원으로 화장품 회사에 낙찰된 상품이 있었는데, 바로 중국의 유명 BJ ‘파피장(papi?)’이라는 사람의 방송 중 광고권이었다. 파피장은 웨이보 2억 5,0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에서 최초로 펀드 투자까지 받은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외모는 우리나라의 유명 BJ들처럼 늘씬하고 예쁘기보다 오히려 평범한 편이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게 말하는 재주를 가졌다.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속 시원하게 말하는데, 가끔은 중국 정부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말해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정말 ‘말발’ 하나로 유명 인사가 된 대표적인 인터넷 스타.

한 번 방송할 때마다 몇 백만 명은 기본이고 2017년 7월에는 접속자 수가 2,000만 명이 넘었다고 중국 언론에서조차 떠들썩하게 다룬 사람이다. 자연 이 사람 방송에 한번 언급되는 게 얼마만큼의 파급 효과가 있을지 상상을 초월한다. 

이쯤 되면 이 사람이 대체 얼마나 버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2016년 말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약 5,000만 위안(약 85억원)을 벌었다고 한다. 인터넷 방송 하나로 몇 십 억을 벌 수 있는 곳이 중국이다. 중국에서 좀 잘나가는 BJ들은 한 달에도 방송 중 선물만으로 2억 원 이상씩 벌어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제품을 소개하는 BJ들 중에는 단순히 상품의 홍보나 리뷰뿐 아니라 방송에서 본인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만들어서 판매를 하며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니 기업체나 회사에서 인터넷 방송을 얼마나 중요한 홍보 수단으로 생각하고 투자할지 상상할 수 있다. 중국의 인터넷 개인방송 시장은 이렇게 다양한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1억 7,000만 원짜리 퀴즈쇼 <백만위너>의 마지막 문제

2018년 1월 중국에서 가장 핫한 뉴스는 ‘인터넷 방송 라이브 퀴즈쇼’였다. 인터넷 생방송 퀴즈 채널에서 우승하면 참가자들이 상금을 받는 형식인데, 중국의 4대 인터넷 생방송 업체 모두가 이 사업에 뛰어들어서 경쟁적으로 상금을 올렸다.

2018년 1월 6일에 씨과방송(西瓜??)의 <백만영웅(百万英雄)>은 100만 위안, 잉커(映客)의 <치즈초인(芝士超人)>은 101만 위안, 화자오(花椒)의 <백만위너(百万?家)>는 102만 위안의 상금을 내놓았다. 모두 1억 7,000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이런 상금은 대기업에서 홍보를 노리고 투자를 하며 들어온다. 퀴즈 중에 기업에 관련된 문제를 내는 식이다. 당시 <백만위너> 퀴즈쇼에 참가한 인원이 411만 명, 즉 411만 명에게 집중적인 광고를 한 셈이다.

또 각 방송사 투자자나 재벌 2세 같은 사람들이 이런 라이브 방송에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SNS에 경쟁하듯 올리면서 사람들 참여를 부추겼다.

그럼 1억 7,000만 원짜리 퀴즈쇼의 마지막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백만위너>의 마지막 문제는 바로 이거였다. “‘만약 어제가 내일이면 정말 좋겠다’고 했을 때의 오늘이 금요일이라면, 진짜 오늘은 대체 무슨 요일일까요?” 답은 수요일. 이 문제를 맞힌 사람은 1만 5,621명으로 102만 위안을 65위안(1만 1,000원)씩 골고루 나눠 갖게 되었다.

씨과방송(西瓜??)의 <백만영웅>은 마지막 문제로 획수 알아맞히기를 냈다. 바로 방송사 이름인 씨과방송의 한자 ‘西瓜??’의 총 획수를 3초 안에 맞히는 문제였다. 불과 23명이 이 문제를 맞혔는데 한 사람당 4만 3,478위안(739만 원)씩 나눠 갖게 됐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이 23명이 씨과방송 직원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미리 유출된 것 아니냐며 공정성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이런 방송들은 100만 위안에서 200만 위안, 500만 위안까지 점점 상금을 높여가며 중국인들의 한탕 심리를 자극했다. 퀴즈만 잘 풀어도 돈이 되는 나라, 중국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집중력 있는 광고를 할 수 있으니 이 시장을 놓칠 수 없을 거다.

점점 더 획기적으로 진화해 가는 중국의 인터넷 개인방송 시장,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성장해 갈지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출처=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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