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가기⑨] 美 명문대 합격 SAT보다 중요한 것들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국민일보 편집국장·대기자·논설위원 역임] 아이비리그 대학은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유펜, 다트머스, 브라운, 코넬 등 8개 대학이다. 이 대학들은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로망’이다. 그러나 미국에는 아이비리그 대학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명문 대학들이 수두룩하다.
순위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이런 대학에 ‘아이비+’, ‘히든 아이비’, ‘뉴 아이비’ 등 여러 이름을 붙였다. ‘아이비+’ 대학은 스탠포드와 MIT이고, ‘뉴 아이비’는 에모리, 카네기멜론 등 25개 명문대학이다. 또한 ‘히든 아이비’는 스탠포드, 시카고대학 등 50개 대학이다.
아이비리그 대학을 비롯해 명문대학에 진학하기는 8000m 히말라야 산맥의 고봉(高峰)을 등정하는 것에 비유된다. 오랜 준비와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의 저명한 칼리지 카운슬러로 다트머스대학 입학사정관을 지낸 에르난데스 박사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 준비는 8학년도 빠르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상위권 대학들은 입학사정에서 성적만 보고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미국 상위권 대학들은 학업적 요소를 기반으로 포괄적 평가(Holistic Admission)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미국 명문대학 신입생 선발과정을 보면 간단치 않다. 9, 10학년 때 놀고 게으름을 부리다 11, 12학년 때 벼락치기 공부로 아이비리그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국 최상위권 대학은 단선적 평가를 하지 않고 무려 10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학생들을 뽑는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교성적 등 학업적 요소다.
성적은 4년 내내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높은 GPA(내신)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즉 9학년부터 마지막 12학년까지 가장 높은 수준의 학업성취도를 이뤄내야 한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을 하려면 거의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난이도가 높은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라”(Rigor of secondary school record)는 것이다. 즉 학생이 재학하는 학교에 설치된 AP, IB 등 어려운 과목들을 잘 이수하라는 것이다. 학생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 AP과목이 5과목이 개설돼 있으면 가능한 일찍부터 이 5과목을 모두 이수하고 좋은 학점을 받는 것이 좋다.
한국 학생들은 여름방학마다 귀국을 해서 SAT 학원에서 열심히 SAT 공부를 한다. 적지 않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미국대학 입학사정관이 사정을 할 때 SAT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생각한다. 이 역시 오산이다. SAT점수는 미국대학 입시 사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SAT는 미국대학 진학에 필요조건이지만 충분한 조건은 아니다. SAT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합격을 보장받지 못한다. 사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학업적 요소은 거의 비슷하다. 변별력이 없다는 뜻이다.
주립대학들은 입학사정 요소가 비교적 간단하다. 학교성적과 SAT성적으로 뽑는다. 일부 상위권 주립대학의 경우 에세이나 추천서를 중요하게 본다. 퍼블릭 아이비로 불리는 UC버클리의 경우 학교성적(GPA), 도전적 과목 이수여부(Rigor of secondary school record), SAT성적, 그리고 에세이가 주요 평가요소다. 다른 일반 주립대학들은 앞서의 3가지 요소만 보는 곳이 많다.
상당수 주립대학들은 학업적 요소, 즉 학교성적과 SAT점수로 학생들을 선발한다. 지원자가 많고 또 선발인원이 많기 때문에 명문 사립대학처럼 포괄적 평가를 할 수 없다. 제한된 입학사정관들이 그 많은 학생들의 에세이를 일일이 읽어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명문사립대학들이 입학사정을 할 때 학교성적과, SAT성적 등 학업적 요소는 그야말로 예선에 불과하다. 학업적 요소로 1차선발을 하고 난 후 최종심사에서는 학업 이외의 요소들을 본다. 에세이와 추천서, 그리고 비 교과활동인 서클활동, 인턴, 아르바이트, 전공에 대한 관심 등이다.
상위권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8000m 높은 산을 올라가는 데 뒷동산에 올라가는 마음가짐과 복장, 신발이어서는 안 된다. 키워드는 ‘도전’이다. 하버드대 등 최상위권 대학들은 학업적 요소를 평가할 때 단순하게 SAT 몇점 받았는가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얼마나 어려운 과목들을 이수해왔는가를 보려고 한다. 많은 학생들은 SAT점수가 1600점 만점이면 어느 대학이라도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여름방학이면 SAT점수를 올리려 학원에 다니고 야단이다.
이런 성적 지상주의 사고방식이 최근 몇년간 한국에서 SAT문제 유출사태를 빚게 만들었다. 매년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대학 등 명문대학에서 SAT만점을 받은 학생들이 줄줄이 낙방하는 것이 미국대학들의 입학 사정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앞서 미 명문대 합격의 키워드는 ‘도전’과 ‘남다름’(특별함)이라고 했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업적 요소 이외에 다른 비교과적 요소를 통해 ‘특별한 학생’을 선발하려고 한다. 앞서 아이비리그 대학 준비는 8학년도 빠르지 않다고 말했다. 남들과 다른 비교과적 요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찍 시작을 해야 하고 거기에는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활동은 더 이상 입학사정관들이 눈길을 끌지 못한다. 비교과적 영역인 특별활동에 열정이 담겨야 하고, 오래 지속적으로 활동해야 하고 또한 그 결과가 리더십이나 수상 등으로 나타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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