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가기①] 한강 잉어 될래, 태평양 고래 될래?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필자는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해외유학(Study Abroad)을 선택하라고 권한다.
해외유학은 아직 장점이 많은 교육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녀를 국내대학에 진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다음의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해외 대학은 학비가 비싸 감당하기 어렵다. 둘째, 그렇게 비싼 학비를 내고 다녀도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취업이 어렵다. 차라리 비싼 학비를 내고 미국 대학에 다니는 것보다 저렴한 학비로 국내 대학 진학이 낫다. 셋째, 살아가면서 인맥이 중요하다. 인맥을 쌓으려면 한국 대학을 나와야 한다.
필자는 이 세가지 주장에 대해 모두 동의할 수 없다. 미국 대학 학비는 국내 대학보다 2-4배 비싸다. 기숙사비 등 총비용을 따지면 4-6배가 비싸다. 그러나 독일, 노르웨이 대학은 국제 학생들에게도 학비가 무료다.
일본의 경우 국공립대학은 한국 사립대학보다 저렴하고 사립대학은 약간 비싸다. 홍콩, 싱가포르 대학 학비는 약간 비싸다. 무조건 해외 유학이 비싼 것만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대학 비용은 국내 대학보다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대학 학비 수준으로 넓은 세상에서 공부를 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국내 대학보다 더 저렴하게 유학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영어로 전공 전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독일, 노르웨이 대학은 학부, 대학원 모두 학비가 없다. 또한 상당수 미국 사립대학은 유학생들에게도 가정 경제상황에 따라 생활 장학금과 재정보조를 해준다. 가정의 경제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1만-2만달러에서 많게는 5만-6만달러까지 무상지원을 해준다. 이럴 경우 국내 대학 학비 혹은 더 저렴하게 공부할 수 있다. 미국 대학 장학금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등 외국대학을 졸업하면 정말 취업이 안 될까? 많은 학부모들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해외 대학을 졸업해서 취업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경쟁력 없는 전공을 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 졸업자 평균 취업률도 60%를 넘지 않는다. 서울대, 연·고대 인문계 졸업생 취업률은 40%를 겨우 넘는다. 해외 대학 졸업자라고 국내에서 특별히 취업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해외대학 졸업자의 취업이 어려운 것은 전공 때문이다.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의 전공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이 겨우 19%에 불과했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인도 유학생의 80%, 중국 유학생의 38%가 STEM 분야 전공을 하는 데 비해 한국 유학생들은 인문사회 분야 전공이 81%에 달한다. 대학 전공의 경쟁력이 없으니 아무리 해외 대학에서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도 국내외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
해외유학의 장점은 무엇인가?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얼마 전 미연방은행이 내놓은 자료를 인용해 미국 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83만800달러라고 보도했다. 즉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평생소득으로 볼 때 9억5천만원 이상을 더 번다고 한다. 이런 경제적 이유 말고도 해외 유학을 갔을 경우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넓은 세상을 볼 수 있다. 해외 유학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연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말은 낳으면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서울은 ‘넓은 세상’을 의미한다. 한강의 잉어로 클 것인가? 태평양의 고래로 클 것인가? 그것은 선택의 문제다.
2.교육의 질적 차이다. 서울대 연·고대를 비롯해 국내 대학들도 이제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지만 여전히 세계 명문대학과 비교할 때 그 격차가 크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의 격차는 더욱 크다. 한국의 우주산업은 미국을 100%로 봤을 때 68.8% 수준이다. 약 9.3년의 격차다. 더 좋은 교육, 질적으로 우수한 교육을 받고자 하는 것이 해외유학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3.언어 습득과 취업 기회의 확대다. 언어는 경쟁력이다. 외국어를 잘 한다는 것은 자신의 경쟁력을 몇 배 더 키우는 것이다. 영어는 이제 미국 말, 영국 말이 아니다. 글로벌 표준어다. 영어와 함께 중국어와 스페인어, 아랍어는 가장 경쟁력 있는 언어다. 언어를 2개 이상 할 수 있다는 것은 경쟁력을 몇배로 높일 수 있다. 언어의 경쟁력을 높이면 그만큼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4.역동적인 미래지향적 전공을 공부할 수 있다. 해외 대학들이 개설한 전공들과 국내 대학들의 전공을 보면 해외대학들이 훨씬 더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국내 대학들은 아직도 융합전공을 많이 개설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 독일, 영국 명문 대학들의 전공 보면 미래 지향적인 융합전공들이 많다. 이들 대학에는 국내 대학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융·복합 전공들이 대거 개설돼 있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죽을 때까지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한다. 그 가운데 대학 선택은 결혼과 더불어 삶의 중요한 방향을 결정하는 요소다. 국내대학으로 가느냐, 해외대학으로 가느냐 선택은 그만큼 중요하다. 이왕이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은 연세대에서 학사·석사, 동아대에서 국제인권법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2~2012년 <연합뉴스>와 <국민일보>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국민일보 편집국장, 대기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2003년 국민일보 편집국장 재임 시 미래교육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이후 소장을 맡아 해외대학 진학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미국 대학 재정보조(생활장학금) 제도를 소개했으며, 가난한 학생들에게 미국 대학으로부터 매년 30억-40억원의 장학금을 받아주고 있다. <가난한 아빠 미국 명문대 학부모되기>, <꿈을 찾아 떠난 젊은이들> 등 5권의 교육 서적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