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①] 팔순 영화배우 신성일씨 밀폐공간서 향 피우고 기도하다 폐암3기 판정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금년에 팔순(八旬)인 영화배우 신성일(申星一)씨가 최근 폐암 3기 판정받고 투병 중이다. 1960년 <로맨스 빠빠>로 영화계에 데뷔 당시 소속한 신필름의 ‘뉴 스타 넘버원’이라는 뜻을 담은 ‘신성일’이란 예명(藝名)으로 활동했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본명(강신영)과 예명을 합친 ‘강신성일’로 개명하였다.
신성일씨는 1937년 대구에서 출생했으며 경북고등학교를 1956년에 졸업하여 필자의 고교 2년 선배가 된다. 또한 국회의원(제16대, 2000-2004)으로 활동할 당시 필자는 한국청소년개발원 정책연구실장으로 근무하였기에 공무로 국회에서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
영화배우 신성일의 진가가 드러난 작품은 1962년 유현목 감독의 <아낌없이 주련다>부터다. 이후 국내 최고 미남배우의 한 사람으로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하면서 영화 500여편에 출연했다. 대표작품으로 <날개>, <청춘극장>, <맨발의 청춘>, <안개>, <별들의 고향> 등이 있다. 그는 1971년부터는 직접 연출을 하기도 했으며, 1989년에는 ‘성일시네마트’를 설립하고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요즘 <태양의 후예>에서 열연한 송중기와 송혜교의 10월 ‘송송 커플’ 결혼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원조(元祖) 스타부부’는 신성일과 엄앵란이다. <동백 아가씨>에 함께 출연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64년 11월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올린 결혼식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팬들이 3400명에 달했다고 한다. 엄앵란(본명 엄인기, 1936년生)은 1956년 영화 <단종>에 데뷔했다.
엄앵란은 지난해 유방암(乳房癌) 수술을 하였으며, 신성일은 투병 중인 아내를 극진히 간호했다고 한다. 신성일은 “아내가 최근에는 무릎 수술을 해서 간호를 해줬다”고 말했다. 남편의 암(癌)소식을 접한 엄앵란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남편이 폐암이라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내가 유방암을 극복했듯이 하루속히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신성일-엄앵란 부부는 1995년부터 별거 중이다. 이른바 졸혼(卒婚) 상태다.
신성일은 <조선일보> 7월 17일자 ‘최보식이 만난 사람’ 인터뷰에서 “나는 내 몸에서 암을 내쫓아버리려고 한다. 평소보다 더 관리하니까 몸 상태가 더 좋아졌다”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몸을 회복해 1년 뒤 ‘행복’에 관한 영화에 출연할 계획이다”라고 말해 영화 복귀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신성일은 자신의 건강지수는 50대 초반이며, 지금도 여인을 보면 즐거워진다고 했다. 그는 운동과 식생활로 철저하게 건강관리를 해왔다. 담배를 끊은 지도 35년이 지났고, 공기 좋은 시골 영천에서 생활해왔기에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전공의들을 모아놓고 ‘신성일의 폐암(肺癌) 발병 미스터리’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6월 11일 아침에 일어나 기침을 했는데 가래 속에 핏덩이 두 개가 나왔다. 종합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한 결과 종양의 크기가 5cm 이상으로 현재로서는 수술이 불가능하여 종양 크기를 축소시키기 위한 치료를 받고 있다. 즉, 매일 15분간 방사선 치료와 일주일마다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신성일의 아버지가 폐결핵으로 사망하여 폐질환의 가족력(家族歷)이 있으며, 경북 영천의 한옥에 살면서 작은 방을 기도실을 꾸며 모친의 영정 앞에 향(香)을 피우고 밀폐된 공간에서 7년간 거의 날마다 기도를 했다. 그리고 건강에 자만(잘난척)하면서 지난 3년 동안 정기 검진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폐암(lung cancer)은 19세기까지는 매우 드문 질환이었으나, 20세기 들어 흡연(吸煙)이 보편화되면서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폐(허파)는 심장과 함께 가슴 속 공간인 흉강(胸腔)을 채우고 있는 중요한 장기다. 좌우의 폐는 가슴막(흉막)이라는 두 겹의 얇은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오른쪽 폐는 왼쪽 폐보다 폭이 넓고 길이는 짧으며, 무게는 620g 정도이고 전체 폐 기능의 55%를 담당한다. 왼쪽 폐의 무게는 560g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래 폐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16년)에 의하면 2014년 우리나라에서 총 217,057건의 암이 발생했으며, 그 중 폐암은 24,027건(11.1%)으로 4위를 차지했다. 남자는 16,750건으로 남성 암 중에서 2위, 여자는 7,277건으로 5위였다.
남녀의 성비는 2.3대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남녀를 합쳐서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36.7%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6.2%, 80대 이상이 16.9%의 순이었다. 폐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2010-2014년 기준으로 25.1%(남자 21.9%, 여자 32.4%)로 암 전체 생존율(70.4%)에 3분의 1 수준이다. 폐암 병기별로는 1기 70%, 2기 45%, 3기 20%, 4기 5% 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