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과 흡연②] 담배 제대로 끊으려면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금연을 결심·시도하는 흡연자의 상당수는 ‘마음 독하게 먹고’ 본인의 의지로 담배를 끊으려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기 어려운 것은 니코틴(nicotine) 중독이다. 니코틴은 쌍떡잎식물이 생산해 내는 화합물인 알칼로이드(alkaloid)의 일종이며, 담배 잎에 많은 양이 포함되어 있다. 염기성 화합물인 니코틴은 말초신경을 흥분시키거나 마비시키며, 각성 효과가 있지만 의존성과 독성이 있다.
이에 전문가 상담이나 보조제 사용을 통한 조력(助力) 금연을 시도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의 금연 치료를 위한 진료 지침에서 ‘6개월 이상 금연 성공률’은 ‘자신의 의지’의 경우 4%에 불과하지만, 전문가의 금연 상담을 거치면 11%, 니코틴 껌·패치 등을 사용하면 17%, 금연 치료제 등을 복용하면 19-26%로 높아진다.
국내에서도 보건소, 의료기관 등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가 증가하고 있다. 금연 희망자는 보건소 금연클리닉, 금연상담전화 등을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월평균 금연 참여자 수가 2015년 2만2879명에서 2016년에는 2만9854명으로 30.7%가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5년 2월부터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금연치료를 희망하는 사람은 지정된 병원 의사 상담 및 금연보조제 구입비용 등을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총 6회 내원 중 1, 2회차 진료비는 20%만 본인이 부담하고, 3-6회차는 공단이 전액 부담한다. 본인 부담금도 의사와 6회 상담 또는 56일 약물 투약 조건을 충족하면 전액 환급받는다.
또한 시중가(市中價) 20만원 상당의 건강관리물품(체중계에 더해 전동칫솔과 가정용 혈압계 중 택일)을 선물로 받는다. 2016년에 약 100억원어치 선물이 지급되었다. 현재 금연 치료는 자가 보고 및 상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현실적으로 금연 의사와 성공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경우, 금연 의지만 있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우선 공장마다 배치된 산업 간호사들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금연 교육과 상담이다. 직원들 흡연 장소나 퇴근길에 금연 전단을 나눠주고 일산화탄소(CO) 수치를 체크해가며 흡연 폐해를 일깨워 준다. 그리고 공장 내 산업보건센터 금연클리닉에서는 좀 더 전문적인 상담을 해준다.
금연을 시작한 후 금단증세(禁斷症勢)가 심해지면 사내 심리상담실 행복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심리상담실 전문가는 왜 담배를 끊기로 마음먹었는지를 일깨우는 동기 강화에서부터 금단 스트레스 조절법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만약 4박5일 금연캠프에 참가하여 6개월 뒤까지 금연에 성공하면 캠프 참여 기간을 유급 일수로 인정해 주고, 금연에 성공한 사원에게는 축하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흡연 경고 그림과 사진 전시회, 금연 서약서 작성, 금연 플래시몹 등 각종 금연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현대차 울산공장을 사내 금연사업의 모델을 제시하는 성공 사례로 인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