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①] 2030년 현재보다 2배 이상 급증 예상···대장내시경으로 조기 예방을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는 2030년 우리나라 대장암 발병 건수는 현재보다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위암, 간암 등 주요 장기의 암 발생률은 꾸준히 줄고 있으나 대장암 발병은 오히려 증가추세이다.
남성 대장암 발병률은 1999년 10만명당 20.6명에서 2014년에는 53.1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는 2012년 13만6천여명에서 2016년 15만6천여명으로 5년간 15% 가량 증가했다.
대장(大腸)은 소장(小腸)과 연결되어 있으며, 길이는 약 2m이다. 대장은 맹장(盲腸)·결장(結腸)·직장(直腸)으로 나누며, 결장은 상행(上行) 결장(ascending colon), 횡행(橫行) 결장(transverse colon), 하행(下行) 결장(descending colon), S상(狀) 결장(sigmoid colon) 등 4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직장은 결장 하부에서 항문 바로 윗부분까지 15cm 가량을 말한다. 항문(肛門, anus)에는 외괄약근과 내괄약근이 있다.
대장암과 직장암은 각각 결장과 직장의 점막에서 발생하는 약성 종양으로 대장 점막(粘膜)이 있는 대장, 직장의 어느 부위에서나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자주 암이 생기는 부위는 S상 결장과 직장이다. 전체 대장암의 약 2/3 이상이 직장과 S상 결장에서 발생한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김남규 교수 연구팀과 스포츠레저학과 전용관 교수 연구팀, 그리고 하버드대 부속 암전문병원 마이어하트 교수팀이 공동으로 4131명의 대장암과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1995년부터 2011년까지 분석한 결과가 SCI급 국제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가 당뇨를 동시에 가지고 있을 경우 사망률이 46%, 대장암의 재발률이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미만 남자의 경우 104% 사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직장암 환자의 경우에는 당뇨병으로 인한 암의 재발과 사망률의 증가는 볼 수 없었다.
그동안 당뇨가 대장암 및 직장암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는 모두 대장암과 직장암 환자를 하나로 묶어 분석한 연구의 결과였다. 이에 대장암과 직장암 환자를 나누어 당뇨가 대장암과 직장암 환자의 재발과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은 세계에서 최초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2005-2009년 건강검진을 통해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51만 9,866명을 대상으로 위암과 대장암의 진단 양상을 조사한 결과 3, 4기 후기 진행 암의 비율은 대장암이 위암에 비해 2.7배 높았다. 특히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방문해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경우는 3, 4기 비율이 51.6%에 달했다.
대장암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하여 조기발견 및 예방이 가능하다. 즉,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대장용종(大腸茸腫, colon polyps)이 발견되면 곧바로 조직검사나 절제술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증상이 없는 50대 남녀에게 건강검진의 목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하면 20-30%에서 용종이 발견된다.
용종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혹이 되어 장 안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것을 말하며, 암이 될 가능성이 적은 과증식성 용종, 염증성 용종 등과 암으로 변할 수 있는 선종성 용종이 있다. 대장암은 대부분 암으로 넘어가기 전에 용종(폴립)이라는 양성 종양의 단계를 거치며,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는 5-10년이 걸린다.
내시경검사로 용종이 발견되면 용종절제기구로 용종을 절제하고 조직검사도 할 수 있어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까지 가능하다. 용종을 완전히 제거하는 경우 대장암의 80% 정도를 예방할 수 있으므로 용종은 반드시 절제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해도 대장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중간대장암이라 부른다. 중간대장암 발생원인의 약 20%는 용종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불완전 절제가 원인이다.
가톨릭대학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보인 교수 연구팀이 2012-14년 41세 이상 138명의 대장용종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mm 이하의 종양성 용종을 단순히 조직검사용 겸자(鉗子, forceps)로 제거하면 불완전절제율이 13%, 특히 5-7mm 크기의 용종 불완전 절제율은 30%로 높았다. 이는 금속올가미로 용종의 아래를 조여서 잘라내는 방법을 사용하면 불완전 절제율이 3%, 5-7mm의 경우 6% 정도이므로 용종의 완전한 절제를 위해서는 ‘올가미’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