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할머니 제인 구달의 평생은 ‘구도求道’의 길이었다
-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Jane Goodall)
2017 만해대상 실천부문 수상
[아시아엔=서의미 기자] “자연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우리의 영혼에 필요한 일이다. 시카고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은 두 지역을 골라 한 지역에는 길거리와 건물의 창틀 틈 등 최대한 많은 곳에 녹지를 조성하는 실험을 했다. 6개월 후 조사해보니 녹지를 조성한 지역 사람들의 폭력성과 범죄율이 매우 많이 줄었다. 실험 결과를 보면 자연과의 단절이 도심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식물은 파괴된 곳을 정화시키는 힘뿐 아니라 인간을 치유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식물이 핵 폐기물을 정화했다는 관찰 결과도 있고 오염된 하천 옆에 수변식물을 심기만 했는데 물이 맑아져 마실 수 있게 됐다는 결과도 있다. 식물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 없다.”
2017 만해대상(실천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세계적 영장류 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83) 박사가 2012년 11월15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그의 오랜 제자이자 ‘도반’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함께 한 강연 일부다. 당시 제인 구달 박사는 ‘식물과 인간의 관계’, 최재천 교수는 ‘꿀벌과 생태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올해 만해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제인 구달은 세계적인 침팬지 학자이자 환경 및 동물 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유엔 평화대사로 인류사를 통틀어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이해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강연과 캠페인을 통해 지구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는 ‘제인 구달의 길’이 조성돼 있어, 그의 삶과 흔적과 느낄 수 있다.
다음은 2012년 11월 제인 구달과 함께 연단에 선 최재천 교수의 강연 줄거리다.
“지구온난화로 꽃들의 개화시기가 빨라지면 꿀벌과 같은 곤충도 빨리 활동하고 들어가는데 곤충을 먹는 새의 새끼들이 먹이가 없어 사라진다. 이같은 생태 엇박자 때문에 덴마크에서는 철새의 70%가 죽었다. 겹겹이 쌓인 나무의 밑부분을 빼면서 나무기둥의 중심이 유지되도록 하는 ‘젠가’라는 게임이 있다. 젠가 게임 중 어떤 위치에 있는 나무를 뺐을 때 전체가 무너질지 알 수 없다. 자연에서도 쉬리와 같은 물고기 한 종이 없어져도 그 종으로 인해 전체 생태계가 무너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자연에 대해 알 수 없다면 조심하고 또 조심하면서 자연과 함께 더불어 가야 한다.”
오는 8월 제인 구달-최재천 석학 사제(碩學 師弟)가 우리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