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최고···배우 오드리 헵번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학창시절 배우 한 사람쯤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중학교시절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미모에 반해 그녀가 나오는 영화는 하나도 빼지 않고 섭렵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오드리 헵번(1929~1993)을 좋아하게 되었다. 청초한 아름다움뿐 아니라 헵번의 아름다운 삶을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이다.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로 일약 전 세계 남성들의 로망이 된 그녀는 화려한 삶 그 이면에 또 다른 삶을 살았다.
헵번은 생전 많은 봉사와 희생을 하고 베푸는 삶을 살았다. 아프리카의 불쌍한 어린이들을 돌보는 그녀를 보며 사람들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오드리 헵번은 유명세나 용모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얻은 개인적인 가치는 금방 사라진다는 점을 아주 일찍 깨달았다. 불의를 보면 항상 거기에 맞섰으며, 자신이 절감하고 있는 화제들이 세상의 주목을 끌도록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특히 그녀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아동복지 문제에 대해서 정성껏 매달렸다. 기아에 허덕이는 세계 오지의 어린이들 구호에 앞장서 1988년부터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에디오피아, 수단, 베트남 등 제3세계를 방문해 구호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암 투병 중이던 1992년 9월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던 소말리아를 방문,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며 전 세계에 호소했다.
손안에 들어온 것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까지 사랑으로 끌어안는 삶, 그것이 오드리 헵번이 실천한 아가페의 사랑이다. 오드리 헵번은 진정한 배우로, 그리고 진정 아름다운 사람으로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오드리 헵번이 아들에게 들려준 글이 있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유언이다.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져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남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자기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 실수를 감싸 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남이 나의 생각과 관점이 맞지 않다고 해서 그것을 옳지 않은 일이라 단정 짓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우리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너 때문이야”라는 변명이 아니라, “내 탓이야”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