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김삼환 부자세습] 고민 깊어가는 김하나 목사 “명성교회와 합병 안해”
[아시아엔=편집국]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명성교회 교인들은 공동의회를 통해 설립자이자 담임목사를 거쳐 원로목사로 재직중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위임목사 청빙을 의결했다.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노회와 총회의 승인을 받으면 김하나 목사는 아버지에 이어 2대에 걸쳐 명성교회 담임목사가 되는 것이다.
19일 공동의회 의결대로 김하나 목사가 각계의 비판을 무릅쓰고 ‘부자세습’을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째, 김하나 목사 자신의 판단과 결심이 중요하다. 김 목사는 19일 낮 자신이 담임하는 새노래명성교회 주일예배 광고시간을 통해 “명성교회와 합병하거나 명성교회 후임목사가 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는 “합병이라는 것은 양쪽에서 합의를 해야하는데 우리교회는 그런 면에서 준비 되지 않았고 공동의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목사는 이번 명성교회 당회의 합병 의결 이전에도 여러 차례 합병 및 세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둘째,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교단의 입장이다. 교단은 2015년 제100회 총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목회자 윤리강령’을 통해 “목회 현장을 가족에게 세습하지 않겠으며 은퇴와 동시에 지교회의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는 등 수차례 ‘교회세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나 금지 입장을 취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교단이 이번 합병 및 위임 의결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셋째, 김삼환·김하나 목사가 속한 예장통합측 목사들의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반대도 부자세습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교회개혁 예장목회자연대(대표회장 이상진 목사)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발표해 “김삼환 목사와 아들 김하나 목사는 교회와 사회 앞에 목회 세습에 관한 의사가 없음을 천명하고, 명예로운 은퇴목사로서의 삶과 새노래명성교회 당회장으로서 멋진 목회를 할 수 있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삼환 목사는 과감한 신앙고백적인 결단으로 명성교회 당회와 공동의회 결의를 거부하고, 깨끗이 백의종군의 자세로 돌아가 세습을 거부한다면 이후 한국교회의 병폐적 세습현상의 고리를 끊고 한국교회를 개혁하고 갱신하는데 크게 일조하는 훌륭한 모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넷째, 김하나 목사가 강의를 맡고 있는 장로신학대 학생들의 수업거부 및 시위와 교회의 세습반대운동을 주도해 온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의 잇단 비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장신대 학생들은 지난 16일 채플에 앞서 ‘명성교회 세습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날 김하나 목사는 개인적인 사유로 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23일에도 수업거부를 강행할 예정이다.
다섯째, 이날 공동의회의 표결 결과도 김하나 목사의 고민을 깊게 해주는 대목이다. 이날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의 합병은 찬성률 72.31%(총 8104명 중 찬성 5860표·반대 2128표·무효 116표), 김하나 목사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은 찬성률 74.07%(찬성 6003표·반대 1964표·무효 137표)에 그쳤다. 특히 이날 공동의회 참석교인은 전체등록교인의 1/10에도 못 미치며 찬성자도 의결 정족수(2/3)를 약간 웃돌았다. 특히 무효가 각각 116표와 137표 나온 것은 ‘無言의 反對’와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당회에서도 반대표가 예상보다 많았던 것도 ‘부자세습’ 및 ‘포스트-김삼환시대’에 대한 교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섯째, 김하나 목사로서는 이번 당회 및 공동의회 의결로 ‘부자세습’이 현실화될 경우 부친 김삼환 목사의 명예가 크게 손상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교계에선 “아들에게 목회세습을 강행한다면, 한국교회와 세계교회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며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하나 목사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교회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