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시인의 뜨락] ‘감옥의 시인’ 터키 나짐 히크메트 시 읽으며, 신영복 교수를 떠올리다

[아시아엔=김창수 시인]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 1902~1963)는 터키 해군사관학교 재학 중 혁명운동에 가담하여 제적당하였다. 정치적 신념으로 생애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냈고 아래 시 ‘진정한 여행’도 감옥에서 쓴 작품이다.

 

이반 일리치는 인류문명을 구원할 세 가지로 시, 자전거, 도서관을 든다. 자전거는 화석에너지 제로사회를 꿈꾸는 문명에 있어서 환경적으로 중요한 교통수단이고, 도서관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소양이 병든 문명을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시는 그 특성상 진보적이고 끊임없이 금기를 깨뜨리기 때문에 결코 정체(停滯)와 후퇴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애초부터 시는 완성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혁명도 완성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기에 혁명은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혁명이란 당대의 모순에 저항하고 그것보다는 좀 더 나은 사회와 국가를 건설하고자 한다. 아울러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지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혁명이 늘 미완인 것은 그 속에 미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속에 들어 있는 미래가 불쑥불쑥 튀어나와 새로운 가치, 새로운 시대로 질주하기 때문이다.

히크메트도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러시아혁명이 성공하고 난 직후에 러시아로 유학을 간 시인의 눈에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 최고의 날들, 가장 먼 여행”은 아직 저 멀리 있게 보였을 것이다. 그에게 러시아혁명 등은 아마 이상사회를 향한 걸음마 정도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항해되지 않은 넓은 바다”를 인정하고 시인의 상상력으로 그 바다를 항해하고자 하는 욕망을 시로 그려낸다.

그러면 현재 우리 시대, 우리 각자에게 진정한 여행이란 무엇인가? 세속적으로 보면, 어떤 이는 가족에서 또 어떤 이는 이웃과 함께 그리고 어떤 이는 세계 인류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 여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종교적 심성이 깊은 사람은 영적 자기성찰이나 자아로부터의 해방에서 행복을 추구할 것이고 생태주의자는 온 생명의 호혜적 상생을 꿈꾸는 여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더불어서 현재 한국사회는 일제를 청산하고 독재의 적폐를 해소하여 공정사회, 공정국가를 디딤돌로 만들어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여행일 것이다.

 

진정한 여행(A True Travel)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 비로소 진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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