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 58] 영화 ‘암살’의 마지막 대목은?
[아시아엔=김희봉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교육공학박사] “16년 전 임무, 염석진이 밀정이면 죽여라. 지금 수행합니다.”
안윤옥(전지현 분)은 이 말을 내뱉고 망설임 하나 없이 염석진(이정재 분)을 향해 들고 있던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최동훈 감독의 2015년작 영화 <암살>의 마지막 부분이다.
이 장면을 보고 있으면 떠오르는 용어가 하나 있다. 바로 스탠딩 오더(standing order)다. 스탠딩 오더란 명령권자가 취소하지 않는 한 계속 유지되는 명령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용어가 갖고 있는 의미만으로도 부여된 임무의 엄중함과 중요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스탠딩 오더가 내려지면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한 눈 팔지 않고 끝까지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해야 한다.
사실 스탠딩 오더라는 용어는 최근의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언론에 오르내리기 전까지만 해도 일상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낯설고 잘 사용되어지지 않는 용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우리 역시 이 용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꽤 오랜 전부터 여러 종류의 스탠딩 오더를 받았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부여된 스탠딩 오더는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타인에게 해를 입히면 안 된다는 것 △자신을 수양하고 개발해야 한다는 것 등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죽을 때까지 취소될 일이 없는 명령이며 명령권자가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부여된 스탠딩 오더임에 틀림이 없다.
이와 함께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역할에 따라 차별화된 스탠딩 오더도 있다. 예를 들어 한 가정의 가장이라면 가족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스탠딩 오더이다. 또한 규모에 관계없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면 성과를 창출하고 구성원들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 역시 스탠딩 오더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주변은 물론, 개인의 삶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황과 역할 속에는 이에 걸맞은 스탠딩 오더가 함께 포함되어 있으며 적어도 당신이 그 역할에서 벗어 나오지 않는 이상 계속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당신에게 부여된 스탠딩 오더를 어떻게 확인하고 실행에 옮길 것인가이다. 누군가로부터 직접적으로 전달받지 못했거나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면 우선 동서양의 고전을 펼쳐보기를 권한다. 그 속에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말, 행동 등 이루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스탠딩 오더가 쌓여 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당신이 어떤 방법으로 受命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당신이 처한 상황과 역할에 비추어 봤을 때 당신에게 부여된 스탠딩 오더는 무엇인가? 나아가 스스로 부여한 스탠딩 오더는 무엇인가? 혹 그동안 잠시 미루었다면 지금, 다시 수행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