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뚱보’와 ‘게으른 정상체중’ 중 누가 더 오래 살까?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100세 시대’에는 오래 사는 것 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는 지가 더 중요하다. 이에 정부(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체력100으로 100세까지 건강하게”를 목표로 ‘국민체력100’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체력100(National Fitness Award)이란 국민의 체력 및 건강 증진에 목적을 두고 체력상태를 과학적 방법에 의해 측정과 평가를 실시하여, 운동 상담 및 처방을 해주는 국민의 체육복지(體育福祉)서비스를 말한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세(남자 79세, 여자 85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35개 회원국의 평균인 80세보다 2살 많다. 내 몸이 어느 정도면 건강한 걸까? 15세 이상 한국인의 35.1%만이 자신의 주관적인 건강 상태에 대해 ‘좋다’고 답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69.2%에 비교하면 훨씬 낮다.
최근 국민체력실태조사에 따르면 근지구력 등 체력수준은 저하한 반면에 체중, 체지방 등 비만(肥滿)관련 지표는 증가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초단기 고령사회 진입과 국민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의료비 증가와 건강보험재정 악화 등 사회간접비용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 체력관리를 하고 있는 국민은 4.6%에 불과하여, 국가에서 체력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80%로 매우 높았다.
체력이란 일상생활이나 신체활동을 할 때 신체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체력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 등을 견디어 내는 ‘방위(防衛)체력’과 운동을 시작하고 지속시키며 조절할 수 있는 ‘행동(行動)체력’으로 구성된다.
건강관련체력(health-related fitness)이란 근력 및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유연성, 신체 조성(체지방률) 등의 체력 요소를 말한다. 성인병(생활습관병) 대부분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신체 기관의 기능과 체력을 발달시킴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운동관련체력(skill-related fitness)은 스포츠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는 데 필요한 스피드, 순발력, 평형성, 반응시간, 민첩성 등의 체력요소가 포함된다.
최근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한국스포츠개발원(Korea Institute of Sport Science)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강 개념이 들어간 한국 성인의 건강체력 기준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3년간 19-64세 2282명과 65세 이상 1500명 등 3782명을 선발하여 각종 체력 지표를 측정한 다음, 이를 질병과 노쇠 현황과 비교해 남녀 나이별 체력기준을 산출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뚱뚱한 사람과 정상 체중이지만 게으른 사람 중에서 누가 성인병에 덜 걸리고 노년에도 활기차게 살 수 있을까? 정답은 운동하는 뚱보이다. 그들은 체력적으로 더 우수해 질병에 잘 견디고, 노쇠(老衰)도 늦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를 내기 위하여 나이별로 체력이 어느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제시한 남녀 나이별 건강 체력(健康體力) 기준은 다음과 같다. 19-64세 성인의 경우는 12분 동안 달린 거리가 중요 체력 기준이 된다. 20대는 남자 2500m/여자 2100m, 30대 남자 2400m/여자 2100m, 40 남자 2400m/여자 2000m, 50대 남자 2300m/여자 1900m, 60-64세는 남자는 2100m, 여자는 1800m 정도는 뛸 수 있어야 한다. 이 체력 기준에 못 미치면, 고혈압·고지혈증·복부비만 등 대사증후군(代謝症候群) 발생 위험이 남자는 4배, 여자는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