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죽걸산’···”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2222222[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1월 25일 개최된 대구 경북고등학교(1916년 개교) 제39회 동창회 신년회에서 동창생 한 사람이 덕담(德談)으로 “누죽걸산!”이란 말을 언급했다.

이를 한자 사자성어(四字成語)로 생각한 동창들은 처음 듣는 관용구여서 어리둥절했다. 이를 제시한 동창이 “누죽걸산이라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고 말하여 한바탕 웃으면서 그 뜻에 동감을 표했다.

1958년 2월 경북고를 졸업한 동창생들은 매월 넷째 수요일 12시 논현동 소재 70년 전통의 중국요리 맛집 취영루(聚英樓)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다양한 주제별 강의, 흥겨운 합창 등 알찬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약 250명 중에서 50여명이 월례회에 참석한다. 취미(등산, 바둑, 골프 등), 종교(기독교, 천주교 등) 그리고 거주지역별 모임을 통하여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이제 희수(喜壽, 77세)를 지나 내년부터 동창생들의 팔순(八旬)잔치가 시작된다. 별세한 동창들도 있다.

한자성어(漢字成語) 혹은 고사성어(故事成語)란 비유적인 내용을 담은 함축된 글자로 상황, 감정, 심리 등을 묘사한 관용구이다. 주로 네 글자로 된 것이 많기 때문에 사자성어(四字成語)라고 일컫기도 하며, 일상생활이나 글에 많이 인용되고 있다. 중국의 약 5천개 성어(成語) 중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것은 270가지 정도다. 중국의 역사와 고전, 또는 시가(詩歌)에서 나온 말이 대부분이며, 70여종의 문헌과 약 200명에 이르는 인물이 관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고사성어 역시 4자 성어가 많으며, 출처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의 역사서, <춘향전>(春香傳) <구운몽>(九雲夢)과 같은 고대소설, <순오지>(旬五志)와 같은 속담집 등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에는 오비이락(烏飛梨落), 적반하장(賊反荷杖), 초록동색(草綠同色), 함흥차사(咸興差使) 등이 있으며, 우리가 속담처럼 쓰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 등도 모두 한자로 된 성어에서 나온 말이다.

말(言)과 관련된 사자성어를 예로 들면, ‘교언영색’(巧言令色)은 <논어>(論語)에서 “말을 잘하고 낯빛을 착한 듯이 하면서 어진 사람은 드물다”에서 유래되어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며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것”을 뜻한다. ‘조삼모사’(朝三暮四)>는 중국 송나라 때 저공(狙公)이 자신이 키우는 원숭이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화를 벌컥 냈다. 그래서 반대로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씩 준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좋아했다는 데서 나온 말로 “같은 것을 두고 간사한 꾀로 속여 남을 농락하는 것”을 일컫는다.

혹자는 새해 최고의 덕담(德談)으로 “더 많이 움직이세요”를 꼽고 있다. 최근 <정서>(Emotion)라는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연구대상 참가자들에게 건물들이 담긴 동영상을 보여주며 그들의 긍정(肯定) 정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동영상을 앉아서 보는 경우, 그냥 서서 보는 경우, 러닝머신 위에서 가볍게 걸으면서 보는 경우 등 세 가지 조건에서 시청했다. 연구결과는 사람들의 긍정 정서는 몸을 움직인 러닝머신 조건에서만 유의미(有意味)하게 증가했다.

우리는 경제발전과 과학기술 덕분으로 과거에 비해 덜 움직이며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의 편리함으로 인하여 더 행복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행복의 핵심은 즐거움, 기쁨 등 긍정적인 감정을 자주 경험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은 정체되거나 안정된 상태보다는 어떤 자극을 향해 움직이는 상태에서 발생하므로 우리는 많이 걷고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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