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관의 경제산책⑩] 가격에도 첫인상이 있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마케팅에 자꾸만 속는다
#1. 장이 열리는 재래시장에서는 정찰가격이 붙어있지 않다. 그래서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은 가격을 흥정을 한다. 처음엔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시간을 끌지만 한사람이 먼저 가격을 제시하면 급작스럽게 흥정은 진전된다. 어느 쪽이 제시한 가격대에 결정이 될까?
#2. 백화점 매장에 양복과 셔츠를 찾는 손님이 왔다. 점원은 양복과 셔츠 중 어떤 것을 보여 줘야 판매할 확률이 더 높은가?
닻 내림 효과
첫 번째 질문의 거래가 될 경우 대체로 가격을 먼저 부른 사람 쪽 선에서 결정되는 일이 많다. 먼저 부른 가격이 기준점 역할을 하고 이후의 흥정은 그것을 서로 조정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파는 사람이 높은 가격을 먼저 불렀을 경우 사려는 쪽에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심리 상태가 유발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꽤나 높은 가격이군. 이거 바가지 아냐! 아예 거절할까? 그래도 사자! 그렇다고 제 값을 다 줄 수는 없고 얼마쯤 깎아볼까?’
행동이나 의사결정 과정이 애매하고 복잡할 경우, 먼저 제안된 의견이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이후의 결정에서 기준점이 되는 경향이다.?이것을 닻내림(anchoring effect)효과라 한다. 부동산 흥정이나 중고차 매매시에 초기에 제시한 가격이 중요하다. 초기 제시금액이 클수록 성사 금액도 크다.
흥정과 협상은 서로에게 유리한 초기값을 누가 먼제 제시하느냐에 따라 성공이 좌우된다. 격투기를 포함한 스포츠의 모든 종목이나 전쟁에서도 선제공격을 가하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조효과
두 번째 질문에서 확률이 높은 판매기법은 점원이 먼저 가격이 비싼 양복부터 보여주는 것이다. 손님이 비싼 양복을 사고 나면 셔츠 가격은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양복을 사지 않는 경우라도 미안한 마음에 상대적으로 싼 셔츠 하나는 구매해주려고 한다.
점원이 반대로 셔츠부터 권유하면 셔츠도 양복도 팔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큰 것과 작은 것, 나쁜 것과 평범한 것을 대비시키면 후자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이런 현상을 대조 효과(contrast effect)라고 한다.
가격에 적용되는 ‘새끼 거위의 법칙’
콘라드 로렌츠(Konrad Lorenz)는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로 사람과 동물의 행동을 비교 연구하여 1973년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새끼 거위가 알을 깨고 나와 처음 본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을 관찰하였다.?보통의 경우는 어미 거위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처럼 거위가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처음 만나는 움직이는 사물을 엄마로 인식하게 되는 것을 심리학에서 각인(imprinting)이라고 한다.
인간도 새끼 거위와 같이 행동한다고 가정한다면 최초의 의사결정이 구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초의 가격이 구매하려는 마음에 오래도록?영향을 미친다.
첫인상은 끝까지 간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시각적인 외모는 2초, 말하는 소리까지는 7초만에 첫인상이 결정된다고 한다. 각인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첫인상도 사람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처음 제시된 제품의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게 되고, 그 상품을 구매할 때의 가격이 구매에 큰 영향을 준다.
임의 가격이 정해지면 그것은 물건값을 매길 때 뿐 아니라 그와 유사한 제품의 가격을 매길때도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우리는 최초의 가격을 받아들인다. 운전자라면 주유가격이 리터당 얼마인지 주유소 앞을 지날 때마다 관심있게 본다. 가끔 집 앞에서 주유를 하고 난 후 멀리 나갈 때 100원 싼 주유가격을 확인하면 속이 쓰린 경험을 하기도 한다.
첫 인상은 어떤 경우이든 재구매에 있어 우리의 기억에 영향을 주게 된다.
첫인상은 기회선점의 효과 높여
지금 우리는 기회선점의 사회에 살고 있다. 기회선점 사회는 기회를 먼저 잡는 사람이 이기는 사회이다. 기회선점은 기회의 흐름을 파악하고 포착하는 것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나가야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또한 스피드한 사회에 살고 있다. 스피드한 사회는 마냥 당신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타잔이 밀림 속에서 빨리 가기 위해 줄을 이용하였다. 작은 계곡이나 숲속에서 미리 준비한 줄을 이용하여 남보다 빠르게 간다. 중소기업의 경우 문제가 생겼을 때 혁신을 하여 개선하려고 한다면 이미 늦은 것이다. 차라리 새로운 사업에 뛰어 드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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