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관의 경제산책③] 구매 의사결정의 비밀
복잡한 사회 현상 속 변하는 경제심리···”경제학의 기본으로 돌아가자”
멘큐 경제학이 제시한 4가지 기본원리
비싸지도 너무 싸지도 않은 중간 가격대의 상품을 구매하는 심리
식당에서 가격대가 다른 3 종류 중 가장 잘 팔리는 음식 가격대는 어떤 것일까?1) 3만원?? 2) 5만원??? 3) 10만원 |
소비자들은 주머니 사정에 따라서 가장 싼 요리나 비싼 요리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대부분 중간 가격대인 5만원을 선호한다.
사람들이 상품을 구매할 때? 중간가격을 선호하는 심리를 이용해 음식뿐 아니라 옷을 판매할 때도 비싼 옷 옆에?중간 가격옷을 진열해?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였다. 경제행위자는 수요와 공급의 힘이 맞아 떨어질 때 의사결정을 한다는 교과서 속의 내용과 현실은 다소 멀게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지난 10 여년간 경제학에선 비합리성이 유행하였고 주류경제학이 가정하는 것처럼 합리성에만 기초한 것이 아니라 행동경제학(행동경제학= 경제학+심리학)이 활용되고 있다. 사회의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변해가는 경제심리를?따라잡기 위해 경제학의 기본을 다시 보자.
미국의 독립선언이 일어난 1776년에 경제학의 기초라 할 수 있는 <국부론>을 쓴 아담 스미스(Adam Smit)는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경제를 설명했다.
그 후 알프레드 마샬은 지금의 경제학원론 뼈대인 <경제학 원리>(1890년)를 출간하며 케인즈와 같은 수많은 경제학자를 양성하고 세계경제의 흐름을 주도했다.
이후 경제학원론은 발전을 거듭했고 경제학 교수가 필요 없을 정도로 쉬운 경제학이 나왔다. 젊은 경제학도들의 손에 하나쯤 들려있는 경제학자 맨큐가 제시한 ‘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 중 ‘사람들은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가’에 대한 4개의 개념을 보자.
1.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의사결정에 관한 첫 교훈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속담과 같이 우리가 무엇을 얻고자 하면 대개 그 대가로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공짜를 만난다. 하지만 ‘조건 없는’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미국 서부의 술집에서 술을 일정량 이상 마시는 단골들에게 점심을 공짜로 대접하던 데서 유래되었다. 공짜 점심을 위해서 사람들은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고 결국 자신이 내는 술값에 점심비용이 포함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즐겨 쓰던 말로 그 어느 것도 공짜로 얻을 수 없다는 뜻으로 활용되고 있다. 선거 홍보수단인 ‘무상급식’에 대한 논쟁을 넘어서 이제 현실화 되어 가고 있다. 경제학 측면에서 공짜 점심이 없는 것처럼 세상 일은 단순하지?않다.
정부가 도로, 학교, 댐, 무상급식, 국방비 등 모두 추가 지원을 할 수 없기에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
2.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기 때문에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다른 대안을 선택할 경우의 득과 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란 어떤 선택을 위해 포기했던 다른 선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다. 따라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가능한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느 직장에서 지각을 하면 벌금 5000원을 내야하는데 신입사원이 늦잠을 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회사에 10분 정도 늦는 경우를 보자. 택시를 타야할지 말아야 할지,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택시비가 벌금보다 적게 나온다면 택시를 타는 것이 현명한 의사결정일 것이다. (그러나 택시비가 1만원이 나온다면 차라리 지각하고 벌금 5천원을 내는 쪽이 더 합리적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만일 그 동안 지각을 여러 번 해서 근무평점이 나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면 택시비가 1만원이 나오더라도 택시를 타는 쪽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선택을 한다는 것은 경제활동의 시작이지만 잘못된 선택은 후회를 낳을 수 있다.
3. 합리적 판단은 한계적으로 이루어진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한계적으로 생각함으로써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 ‘한계적(marginal)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선택에 따라 추가적으로 늘어나는 편익(한계이득)과 비용(한계비용)의 크기를 비교한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사람은 어떤 선택의 한계이득이 한계비용보다 큰 경우에만 선택을 할 것이다.
공원 앞에는 어린이들만 탈 수 있게 설계된 작은 규모의 바이킹이 있다. 그 놀이기구를 제작하는데 생산비가 들고, 그 장소까지 운반하는 데에는 운반비가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이에 대한 요금을 지불하고 놀이기구를 탄 다음에는 한 번 쯤 더 태워준다고 해도 추가되는 비용이 거의 없다. 따라서 한 번 더 태워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들에게 아저씨는 인심 좋게 공짜로 한 번 더 태워줄 수가 있는 것이다.
식당 주인이 종업원을 한 사람 더 쓸까 말까 고민일때 해결책을 주는 것이 이러한 기본원리이다.
이처럼 어떤 활동의 한계 편익이 한계 비용보다 크다면 그 활동을 계속해야 하며, 한계 편익이 한계 비용보다 작다면 그 일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한계의 원리라고 한다. 너무도 당연한 것 같은 이 원리가 우리 의사결정을 할때 강력한 수단이 된다.
4.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Incentive)에 반응한다
사람들은 이득과 비용을 비교해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이득이나 비용의 크기가 달라지면 사람들의 행동도 달라진다. 즉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하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1981년)인 제임스 토빈은 “경제는 한마디로 인센티브(경제적 유인, 동기 유발)”라고 했다. 인센티브의 원리는 당근과 채찍으로 설명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사람들에게 어떤 행동을 하게 하려면 ‘맨 입으로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보상, 편익(당근)을 주든지 손실, 불이익(채찍)을 줘야 의도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이는 경제학의 대전제인 ‘인간은 이기적이며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경제 원리를 반영한 것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준비하는 운동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하도록 만드는 원동력도 우승이나 금메달이라는 상징물이 아니라 바로 인센티브이다. 실제로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국가에서는 포상금을 비롯해 병역혜택까지 제공하는 등 상당한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바로 이러한 인센티브가 운동선수들에게 국제대회에 나가서 더 좋은 성적을 얻도록 노력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