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관의 경제산책④] 좋은 인센티브, 나쁜 인센티브
인센티브 설계로 사람 행동이 달라진다.
어느 고을에 새로운 사또가 부임했다. 사또가 관원들로부터 첫 업무 보고를 받으며 난감한 문제를 발견했다. ?“사또, 우리 고을에 뱀들이 너무 많아서 농민들이 농사 짓는 걸 두려워 합니다.”?사또는 뱀을 잡아오면 포상을 주겠노라고 마을마다 방을 붙이라고 했다.
“와~ 뱀을 한 마리 잡아오면 술 한 잔을 준다니 신나는군.”?농민들은 웅성거리며 기뻐했다. 더 이상 뱀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고 서로 경쟁하며 뱀을 잡아 관아에 바쳤다. 날짜가 지나도 뱀의 숫자는 줄기는 커녕 관아에 뱀이 늘기만 하였다.
이를 이상히 여긴 사또는 어느날 집들을 염탐하다가 놀래어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아이쿠, 집마다 뱀을 키우고 있다니!”
사또는 뱀을 줄이려고 포상을 내걸었지만 농민들은 공짜 술을 먹기위해 오히려 뱀을 키웠다. 이처럼 인센티브가 우리 생활 속에서 완벽한 해결책을 주는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의 옛 건축물들이 앞쪽의 폭은 매우 좁고 붙어 있다. 사람들은 불편하게 왜 이렇게 집을 좁게 만들었을까? 네덜란드는 건물의 폭에 따라서 세금을 걷기 때문에 건물의 폭을 좁게 만들도록 영향을 준 것이다.
호주행 ‘죄수호송선’과 인센티브
1720년 전후 영국이 전세계 식민지를 건설하던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호주에 영국인의 식민지 관리를 위한 정착촌 건설이 필요했다. 그때 본토 감옥에 갇힌 죄수들을 이송시켜 식민지 건설을 하기로 결정했다.?당시에 정부에서 운영하는 배가 아닌? 민간인 선장과 배를 이용해 후송했다.
호송에 따른 위험이 있었기에 선장에게는 큰 인센티브를 조건으로 걸었다.?후송할 죄수의 인원에 비례하여 위험수당과 식량, 물,의약품을 선장에게 제공했다.?호주로? 호송이 이뤄졌고?출항할 때 죄수의 인원과 식민지에 도착할 때의 인원이 큰 차이가 났다. 결과적으로 죄수는 호송 중에 많이 다쳤거나 죽은 것이다.
선장은 배로 이동시 죄수들에게 먹을 것을 제대로 안주고, 가혹행위를 했으며 치료를 게을리한 것이다. 이렇게 해도 선장에게는 큰 불이익이 없었고 오히려 남겨진 음식이나 약품을 비싼 값으로 팔았다. 그럼 죄수를 안전하게 호송하려는 인센티브는 무엇인가?
해결책은 승선인원이 아닌 하차인원, 건강한 사람 수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한다.
잘못된 인센티브 설계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재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발 벗고 나서지 않는 이유가 하나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연구비 총액을 기준으로 모든 혜택이 돌아가도록 돼 ?있는 잘못된 인센티브제의 설계 때문이다. 국가 출연 연구소 및 대학에서는 연구자가 수행한 연구비 액수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준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연구비 액수를 키우기 위해서 노력을 하게 된다.
연구를 비용이 많이 드는 방향으로 하려고 한다. 결과를 많이 내는 연구자를 우대하는 것은 당연하나 연구비를 많이 쓰는 것을 우대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으로?설계된 인센티브이다.
금전적 인센티브가 업무 성과를 올려줄까?
사람들은 인센티브가 업무성과를 향상 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식적으로 인센티브가 업무효율을 높인다고 생각하지만 반대의 실험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던컨 J. 와츠(Duncan J. Watts)는 돈과 일의 복잡한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쉬운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금전적 인센티브가 늘어나면 업무에 대한 동기가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권한이 늘어났다는 생각으로 오히려 동기부여가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과도한 보상은 역효과를 가져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간호학과에서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보자. 보상을 받고 그림을 그리는 유아는 그렇지 않은 유아보다 그림 그리는 시간이 적었다. 왜냐하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가 보상이 없어지면서 성취감을 잃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내재적 동기 부여
삼성경제연구소는 “인센티브(incentive)를 흔히 ‘금전적 보상’으로 생각하지만 사람의 행동을 유발하는 데에는 내재적 인센티브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동기부여는 크게 2가지의 요인에 의해서 적용된다. 외재적 요인(임금, 인센티브, 승진)과 내재적 요인(개인적 관심, 욕구, 성취)이다. 이중 내재적 동기를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열정을 이끌어내는 업무 가치 부여 =?인간은 ‘옳은 일을 하려는 욕구’가 있고, 이것과 본인의 업무방향이 일치하면 동기부여는 극대화된다.
▲직원의 몰입을 유도하는 목표 관리 ?=?몰입은 개인의 역량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할 뿐 아니라 창의성의 핵심 요인으로 알려졌다.
▲과감한 제안과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직원들이 도전과제에 대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수용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 =?어떤 업무를 할 것인지, 언제,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를 직원의 자율성에 맡기면 내재적 동기 유발이 가능하다.
회사와 직원들의 업무성격에 따라 외재적 또는 내재적 인센티브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인센티브의 남용을 줄이고, 내재적 인센티브를 이용해보자.?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사람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따져보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