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미국 정보기관의 실체를 알기나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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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중겸 전 인터폴 부총재, 전 경찰청 수사국장] 정보기관이란 사고치고 나서 혼나고 뭇매 맞으면 죽는 시늉하며 엎드렸다가 또 장난친다. 대통령이 비밀공작을 지시하기 때문이다. 있는 둥 마는 둥 존재하는 감시자가 한눈 팔면 금세 또 사고 친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라크가 이란과 8년간 싸울 때 재미를 톡톡히 봤다. 대부분 물자는 군용이면서 민간용이다. 군수와 민수 양쪽에 쓰는 물자인 것이다. 민수용으로도 쓴다며 제재를 피해 이라크와 이란 양쪽에 많이 팔았다. 북한이 불편하지 않은 이유도 비슷하다. 2016년 8월 24일 북한 주최 에어쇼에 미국 휴스 MD-500 군용 헬기가 등장했다.

수출을 못하게 해도 민간기업에서 쓸 거라며 팔거나 그렇게 위장해서 보내면 막을 방법이 없다. 미국은 이라크에 위성정보를 제공했다. 이란 군의 전방 배치와 탱크부대 집결 상황, 보급로 등을 위성사진까지 보여 가며 브리핑한다.

이란은 위성의 사진 촬영을 어떻게 피하는가. 어떻게 색칠하여 눈을 속이고 위장하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미국은 그렇게 무기를 잔뜩 팔아먹은 이라크에 대해 사정이 변했다며 치고 들어가 정부를 전복시키고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교수형으로 내몰았다. 이라크 민간인 사상자는 도대체인가? 몇 명이 죽고 얼마나 팔 다리가 잘렸으며 자식 잃은 부모나 부모 잃은 아이들은 어느 정도인지 관심 없다. 불과 10년 전 미국과 이라크 사이의 그 좋던 관계가 국내정치 요인으로 적대관계로 변모했다. 그리고선 “그곳으로 가자, 싸우러 가자. 이번엔 이런 신무기를 써보자”고 변한 것이다.

간섭과 배척에 기준 있는가

이집트의 무바라크는 이라크 전쟁 때 군함의 수에즈운하 통과를 보장했다. 시리아는 미 공군기에 비행장을 내줬다. 리비아는 친미친영으로 돌아선지 오래였다.

“민주화를 시킨다”며 반정부 세력을 지원해 무바라크와 카다피는 무너졌지만 이들 국가에서 민주주의는커녕 미국 자신들이 만든 기준으로 보면 독재는 더 심해졌다.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시리아-이집트-리비아-튀니지로 이어진 나라들의 땅은 무정부 상태다. 이슬람 극단주의 즉 IS의 세력권에 놓이게 된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 정권을 전복시키고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탈레반을 축출했다. 시리아 내전에는 개입과 불개입을 무분별하게 반복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북부 국가의 경우 민주화 미명 아래 정권을 전복시켰다. 이 틈을 타 IS가 곳곳에 침투했다.

간섭당한 국가의 피해는 엄청나게 크다. 폭격했다 중단하고 원조했다가 끊는 게 다반사다. 개입하는 강대국은 제 맘대로 하면서도 손해 보는 게 없다. 전쟁은 이익 많이 나는 사업이다. 군수업체는 살이 찔 대로 찌고 말이다. 당하는 건 약소국이다. 아들딸은 죽어 나가고 생활은 무너져 내린다.

하자 한다고 함께 해서야

제멋대로 남의 나라 일에 너무 간섭한다. 정작 해야 할 곳에는 무관심이다. 미국 외교는 호혜가 아니다. 정권교체를 입맛대로 한다. 팔레비, 무바라크, 카다피 등이 바로 희생양이다. 내치듯 내친다. 기준은 자기들 이념일 뿐 세계사상이 아니다. 국익이기주의의 극치다. 균형감각은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이 장래 국가이익이 되는가. 하루 밤 자고나서 맑은 정신으로 다시 생각하고 또 한 밤 숙면하면 앞날이 보인다. 교섭과 협상은 느긋해야 바른 길 간다. 그런데 그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겉으로 보기에 거기 끼면, 한 동아리가 되면 반대여론은 건성으로 듣고 밀어붙이는 행태가 만연해졌다. 백지수표 건네주듯 행동하면 되돌리지 못한다. 멍에가 된다 후회해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른다.

최근 물러난 영국 수상 캐머런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전복작전에 참여하려 했다. “또 이라크 전쟁 같은 실수하려고 그러냐” 국민들은 반대했다. 민심 살펴보다 포기했다. 옳은 후퇴다.

시라아인의 민족자결주의에 맡기는 거다. 그게 외교다. 영국인들의 선택이었다. 정보의 존재 이유는 적국의 기습공격을 미리 알아내는 데 있다. ‘나, 당신네 쳐들어가겠소’ 미리 알리고 공격하는 일 없기 때문이다.

아다시피 방심하고 있을 때 깜짝 놀라게 기습한다. 그래야 승리확률이 높다. 기습할 찬스 포착하거나 기습 미리 알아 내는 게 정보의 용도다.

왕이나 독재자들은 정적 타도에 정보 이용한다. 주로 미국이 맘에 안 드는 나라 전복시켜 맘에 드는 친미파 앉혔다. 그들은 100% 독재자 됐다. 정보 오용하면 부작용이 크다. 회복하려면 또 타도와 전복에 매달린다.

미국은 이념으로 사는 나라다. 청교도(puritan)으로 출발했다. purity가 근본이념이다. 순수란 아집과 통한다. 세계 각지에서 다 모여들었다. 다민족·다인종·다종교 국가. 하나로 만드는 방법은 이념 밖에 없다. 외교도 자본주의 수호 전쟁도 민주주의 전파를 목표라고 했다. 이념 과잉, 그게 국익이다.

무작정 추수하고 추종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득보다 손실 크다. 외교와 국방에는 중대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 우리, 대한민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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