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선거] 트럼프 이번엔 ‘공화당 선배’ 부시까지 겨냥?···이라크전 순직 무슬림가족에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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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윤석희 <아시아엔> 뉴욕 특파원]?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또다시 망언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전당대회 후 상승세를 보였던 지지율을 깎아 먹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후보의 찬조연설을 한 이라크 전쟁에서 순직한 무슬림 미군장교의 부모에게 막말을 퍼부은 데 따른 결과다.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로 미국에서 자란 후마윤 칸 대위(Capt. Humayun Khan)는 2004년 이라크 전쟁에서 초소 순찰 중 수상한 택시를 발견하고 저지하다 폭사했다. 부하들을 물러나게 하고 달려나가 동료들을 구한 것이 인정되어 ‘퍼플 하트 훈장’이 추서됐다.

참전 순직장교의 부모 카이즐 칸과 가잘라 칸은 필라델피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찬조연설을 하였다. 아버지 키즈르 칸은 “도널드 트럼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면 제 아들은 미국인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트럼프는 장벽을 세우고 무슬림들을 미국에 오지 못하게 하려고 합니다. 트럼프에게 묻겠습니다. 헌법을 읽어 보신 적은 있는지?”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트럼프는 <ABC>방송에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어머니 가잘라 칸은 빼고) 칸 대위의 아버지만 발언한 것을 비판하며 “그녀는 할 말이 없었나요? 허락 없이는 말을 할 수 없는 것 아니에요?”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일부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이 받는 차별을 암시한 것”이라며 “무슬림 미국인들의 공분을 산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또 “급진적인 이슬람의 테러문제가 심각하다”며 최근 미국과 유럽의 테러사건들과 오래 전 발생한 9·11테러를 열거했다. 트럼프의 기본적인 선거전략의 연장선에서다.

군인에 대해 각별히 존중하는 전통을 갖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양측에서 모두 비난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자”라며 “이번 발언은 공화당 인사들 역시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자살골은 클린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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