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당신의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자신을 일깨우는 격언을 ‘좌우명’(座右銘)이라 한다. 늘 자리 옆에 두고 생활의 지침으로 삼는 말이나 문구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자리 오른쪽에 둔 명심할 내용’이란 뜻이다
좌우명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우선 ‘명’은 한문 문체(文體)의 일종이다. 고대에는 주로 종(鐘)이나 정(鼎, 발이 세개 달린 솥)에 새기는 문장을 뜻했다. 진?한(秦漢) 이후에는 비석에 새긴 글자를 의미하기도 했다.
동한(東漢)시대 반고(班固)가 쓴 ‘봉연연산명’(封燕然山銘)이 그 예다. 여기서 ‘연연’(燕然)은 산 이름이다.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를 일깨우거나 다른 사람의 업적을 널리 기리기 위해 명(銘)을 새긴 것이다.
좌우명이란 말은 후한(後漢)의 학자 최원(崔瑗, 78~143)의 <문선>(文選)에 실린 ‘좌우명’이란 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최원은 어려서부터 배움에 뜻을 둬 18세 때 낙양(洛陽)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곳에서 천문(天文)과 역서(曆書)를 익혔고, 경방(京房)의 주역(周易)을 배웠다. 특히 글을 잘 지었고 서예에도 능통했다.
그러나 형인 최장(崔璋)이 타살당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서 원수를 죽여버린다. 그 후 관아의 추적을 피해 숨어 지내며 유랑생활을 해야만 했다. 다행히 몇년 뒤 조정의 사면을 받아 고향에 돌아왔다. 그는 자신의 살인행위를 깊이 뉘우치고 덕행을 기르고자 글 한 편을 지었다.
이 글을 명문으로 만들어 책상머리맡에 두고 시시각각 자신의 언행을 경계했는데, 이 문장을 ‘좌우명’이라 칭한 것이다. 과거에는 지금과 달리 책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읽었기 때문에 오른쪽이 시작 부분이 된다. 그래서 책을 읽거나 문장을 쓸 때에도 늘 오른쪽부터 시작했다. 즉, 좌우명이란 책상 오른쪽에 둔 문장이라기보다는 책상머리맡에 두고 늘 바라보는 문장이라고 하는 편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다음은 위인들의 좌우명이다.
공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안중근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에디슨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필자의 좌우명은 30여년 전 정한 ‘지성여불’(至誠如佛)이다. 지극한 정성이 부처라는 뜻이다. 정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것이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