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들의 유언은?···예수·석가·알렉산더 대왕·소태산 부처님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사람은 누구나 최후를 맞이한다. 그 최후의 말을 유언이라고 한다. 우리는 과연 어떤 말을 남기고 이승을 하직할까? 최후의 말을 남기기 전에 성현들의 위대한 최후는 어떠한 말씀을 남기셨는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알렉산더 대왕
알렉산더 대왕

첫째, 알렉산더 대왕.

알렉산더 대왕은 성인은 아니다. 세계를 정복한 위대한 왕이다. “나를 묻을 땐 내 손을 무덤 밖으로 빼놓고 묻어주게. 천하를 손에 쥔 나도 죽을 땐 빈손이란 걸 세상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네.”

페르시아제국과 이집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쳐 많은 나라를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이 죽으며 남긴 마지막 말이다. 스무살에 왕이 되어 세계를 정복한 그다. 그는 인도를 정복하려고 공략하던 중 열병으로 죽었다. 10년 넘게 계속된 원정생활에서 오는 피로와 병사들의 반란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의 나이 33세때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

성경에는 예수님이 주무시는 장면이 한 군데 나온다고 한다. 방도, 침대도 아니며, 한적한 들판도 아니다. 바로 조각배 안이다. 배 안이라 해서 안락한 선실도 아니고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마르코복음 4장38절) 계셨다.

그것도 거센 바람이 일어 물결이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거의 가득 차게 된 배안에서 깊은 잠을 주무신 것이다. 공포에 질린 제자들이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라고 성화를 부리며 예수를 깨운다. 예수께서 일어나 바람을 꾸짖고 바다를 향해 “고요하고 잠잠해져라” 하고 호령하시자 바람은 그치고 바다는 잠잠해진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왜 그렇게 겁이 많으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책망을 한다. 그리고 최후의 유언으로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말씀을 남기셨다.

셋째, 석가모니 부처님.

석가여래 부처님은 어떻게 열반에 드셨을까? 석가부처님은 열반에 드실 준비를 쿠시나가라의 강 언덕으로 정하셨다. 사라쌍수(紗羅雙樹) 그늘 아래 침상을 펴시며 제자 아난다에게 말씀하신다. “아난다여, 나는 피로하여 눕고 싶구나. 머리를 내 고향 카필라를 향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다오.” 아난다가 자리를 깔자 부처님은 고향 쪽으로 머리를 향하여 고요히 누우신다. 아난다가 부처님의 등 뒤에 주저앉아 소리 내어 흐느꼈다.

석가부처님은 아난다의 마음을 알고 나직이 말씀하신다. 그리고 사부대중을 모이게 한다. 부처님은 기력을 다해 제자들에게 최후설법을 내리신다. “내가 죽은 뒤에는 그대들은 내가 남긴 법(法)과 계율(戒律)을 의지하라(法歸依). 그리고 스스로를 의지하라(自歸依). 이제 마지막이니 누구든지 무엇이든 물으라.”

석가부처님은 제자들의 마음을 알고 마지막 법어(法語)를 이렇게 전하신다. “모든 것은 변한다. 그러하니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라(諸行無常 不放逸精進)” 마지막 법어를 마친 부처님은 운집하여 흐느끼는 제자들을 잔잔한 미소 속에 말없이 둘러본 다음 조용히 눈을 감고 우주의 대적멸(大寂滅)에 드신다.

소태산 대종사
소태산 대종사
넷째, 소태산(少太山) 부처님.

원기 26년(1941) 소태산 부처님이 게송(偈頌)을 내린다. “옛 도인들은 대개 임종 당시에 바쁘게 전법 게송을 전하였으나 나는 미리 그대들에게 이를 전하여 주며, 또는 몇 사람에게만 비밀히 전하였으나 나는 이와 같이 여러 사람에게 고루 전하여 주노라. 그러나 법을 오롯이 받고 못 받는 것은 그대들 각자의 공부에 있나니 각기 정진하여 후일에 유감이 없게 하라.”

원기 28년(1943, 癸未) 5월16일 법회를 마치고 점심을 드신 소태산 부처님은 상추를 한소쿠리 다 잡수시고 더 가져오라고 한다. 몇 시간 지나서 누우셨다. 양의와 한의가 다녀들 가니 제자들을 꾸중을 한다. “내 병은 치료해서 나을 병이 아니다. 그러나 너희들이 성화를 내니 입원은 하자구나.”

그리고 5월23일부터 제자들이 소태산 부처님의 회복을 위해 기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제자들의 간절한 기원도 끝내 이루어지지 않고 6월1일 오후 2시30분 세수 53세를 일기로 열반에 드신다. 소태산 부처님의 최후법문(유언)은 무엇일까?

1. ‘성불제중 제생의세’의 큰 선도자들이 되어라

“범부 중생들도 부지런히 공부를 하여서 보살되고 부처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서 참다운 실력을 얻어 나가도록 하여라.”

2. ‘생사거래에 자유자재하는’ 큰 도인들이 되어라

“육신의 생사는 불보살이나 범부 중생이 다 같은 것이나, 불보살들은 그 거래에 매(昧)하지 아니하고 자유하시며, 범부 중생은 그 거래에 매하고 부자유한 것이 다를 뿐이다. 그러니 불보살의 능력을 어서 얻어 가도록 하여라.”

3. 사람만 믿지 말고 법을 믿어라

“그대들은 또한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어야 한다. 생사는 부처님이나 중생이나 면하지 못하는 것이니 사람만 믿었다가 그 사람이 눈앞에 사라지면 어찌 되겠느냐? 그러므로 성현들이 내놓으신 법과 성현들이 깨치신 우주의 진리를 믿어야 한다.”

성현들의 최후는 참으로 장엄하다. 개인의 유언이 아니라 세상을 위하고 제자들의 공부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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