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잘 늙다 잘 가는 법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일은 생사(生死)에 관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잘 늙고 잘 죽는 법을 우리는 생사대사(生死大事)라고 한다. 죽을 때 기분 좋게 웃으면서 죽을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이다.
늙을 때 잘 늙으면 죽을 때도 웃으며 갈 수 있다. 잘 물든 단풍이 어지러이 피는 봄꽃보다 예쁜 법이다. 잘 늙으면 청춘보다 더 낫다는 얘기다. 잘 늙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욕심을 내려놓는다.
늙을 때는 아무리 의욕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도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노욕을 부리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추하게 느껴진다. 인생을 갈무리해야 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아무 것도 안 하고 놀라는 얘기가 아니다. 과도한 욕심은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 과로하지 않는다.
젊을 때는 무리하거나 과로해서 쓰러져도 며칠 쉬면 금방 낫는다. 그런데 늙어서 과로하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늙어서는 과로해서 한번 쓰러지면 그냥 팍 늙어 버린다. 아무리 의욕이 있어도 절대로 과로하면 안 된다.
셋째, 과음과식을 하면 안 된다.
젊을 때는 술을 많이 마시고 취해도 하루 푹 쉬면 일어난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술을 과하게 마시거나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건강도 해치고 남이 봐도 추하게 보인다.
넷째, 말을 적게 한다.
젊은 사람들은 재잘재잘 말을 많이 해도 귀엽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말이 많으면 누구나 다 싫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말을 줄여야 한다. 특히 잔소리는 금해야 한다.
다섯째, 재산을 자식에게 다 물려주면 안 된다.
옛날에는 나이가 들면 재산을 다 자식한테 물려주고 뒷방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자식이 부모를 받들고 살아간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가고 있다. 재산을 다 자식한테 물려줘 버리면 자칫 길거리에 나앉게 될지도 모른다.
여섯째, 사후준비를 해둔다.
죽는 문제 갖고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대부분 노인들은 ‘자는 듯이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건 욕심이다. 평소 생사를 연마하는 수행(修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마음을 자유로 하고, 생사를 초월하며, 죄와 복을 임의로 하는 수행을 하는 것다.
늙어 병드는 것은 우주의 철칙이다. 생(生)은 사(死)의 근본이요, 사는 생의 근본이다.
“생사대사는 일이 크고, 무상은 신속하다” 했다. 어째 마음이 급해지지 않을 것인가? 죽음을 맞이할 때는 이미 늦다. 생사가 일여(生死一如)다. 이제 웬만큼 살았으면 고통스럽게 오래 사느니 어서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며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