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부탄사람들이 행복한 까닭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사람들은 저마다 좌우명(座右銘)을 놓고 산다. 내 좌우명은 ‘웃음과 긍정’이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소리 내어 크게 웃는다. 그리고 “공부와 사업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뛴다”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해도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인 편이다. 또한 행복한 사람이 웃는 것이 아니라 웃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
웃음과 긍정은 행복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상 모든 댓글과 일상생활에서도 ‘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고 쓰고 또 통화 중에도 소리 내어 웃는 것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웃음과 긍정은 건강과 행복의 상징이라고 한다.
여섯 살 난 아이는 하루에 삼백 번 웃고, 정상적인 성인은 하루에 겨우 열일곱 번 웃는다고 한다. 어른들은 체면을 차리려고 하기 때문에 웃음에 인색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유쾌한 웃음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의 인생은 짧고도 짧다. 그 짧은 인생에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남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은 자신은 물론 남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다.
웃음은 건강과 행복의 원천(源泉)이다. 그래서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하지 않던가? 아프리카나 인도인들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간다. 그래서 남의 물건을 터무니없이 훔치거나 침범하지 않기에 웃음을 잃지 않고 평화스럽게 살아간다. 또한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보아도 비록 배움은 적어도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은 웃음과 평상심을 잃지 않고 잘 살아간다.
손뼉을 치며 크게 웃거나(拍掌大笑) 체면 불구하고 마음껏 파안대소(破顔大笑)하면 근육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증가하여 웃음만으로도 훌륭한 유산소 운동이 된다. 1분간 만 잘 웃어도 30분 동안 운동한 효과와 같고 박장대소나 배를 움켜쥐고 허리를 굽혀 갑자기 웃는 폭소(爆笑)는 생명을 하루 이상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화를 내고 긴장 초조하면 체내에서 건강에 좋은 엔도르핀이나 도파민이 증가하기는커녕 아드레날린이 증가하여 타액(唾液)이나 위액(胃液) 등의 분비도 감소된다. 따라서 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반복되면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웃음에는 두 종류가 있다. ‘뒤센(Duchenne) 웃음’과 ‘Pan American 웃음’이다. 18세기 프랑스 심리학자 기욤 뒤센(Guillaume Duchenne)이 처음 발견한 ‘뒤센 웃음(Deuchenne Smile)’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짜 웃음이다. 웃을 때는 양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고 눈꼬리에 까마귀나 매발 같은 주름살이 생긴다.
또 다른 웃음은 팬 아메리칸 항공사 승무원들이 출연한 광고에서 웃었던 것으로 웃음을 빗댄 ‘팬 아메리칸 웃음’을 말한다. 이 웃음의 특징은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상업적인 가짜 웃음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켈트너와 하커 교수가 1960년 밀스대학의 졸업생 1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가 있다.
졸업앨범에서 3명을 제외한 모든 여학생이 웃고 있었고, 그 중에 뒤센 웃음을 하고 있는 사람은 절반 정도였다. 이 여학생들이 27살, 43살, 52살이 될 때마다 결혼과 생활 만족도를 조사했다. 놀라운 사실은 뒤센 웃음을 짓고 있던 여학생들은 대부분 30년 동안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진짜 웃음을 짓는 사람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유명한 마틴 셀리그만 교수는 1980년 심장마비 환자 96명을 조사했다. 그중에 낙관적인 사람, 즉 잘 웃고 즐거워하는 사람은 5명밖에 안 죽었는데 비관하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이 다 죽었다고 한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심장병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수녀집단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긍정적이고 활기차게 지낸 수녀집단은 90%가 85세까지 산 반면 무미건조하게 지낸 수녀집단 중 85세까지 산 사람은 34%에 불과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웃으며 밝게 살고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게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웃음과 긍정은 행복의 원천이라고 볼 수 있다. 긍정적인 정서와 사고가 가지는 공통적인 사실은 기쁨과 환희, 만족감, 행복을 잘 찾고 누린다는 것이다. 자신이 사고(思考)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잘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긍정적인 사고에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선택이다. 삶이 어렵더라도 타인과 비교하며 비관하는 삶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인 안목으로 현실을 바라본다면 분명히 행복은 우리 자신에서 시작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발칸반도의 세르비아에 가면 죽은 아들 앞에서 부모가 계속 웃으니까 죽은 아들이 살아났다는 전설이 있다. 부탄에는 고아도, 노숙자도 없다고 한다. 가난하지만 마음의 평화를 갈망하는 자신들만의 고유함을 지키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부탄 사람들의 행복조건에는 ‘당당한 자존감’이 있다. 도시든 산골이든 부탄에서 만난 부탄인들의 복장은 언제나 정갈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예의가 몸에 배어 있다. 부탄 사람들 말로는 그러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어려서부터 가족과 학교 그리고 마을 어른들에게 배우고, 걸어서 가는 등굣길, 수업이 끝나고 뛰어노는 대자연의 섭리 속에서 배운다고 한다.
그렇게 자란 부탄인들은 어느 곳, 누구 앞에서도 인간으로서 당당하다. 부탄인의 강한 자존감은 대단하다. 돈과 명예를 내세우며 강한 자존심을 내세우는 우리들과 가난하지만 가난하지 않음을 오히려 불편하게 여기는 부탄인들의 강한 자존감, 이것이 바로 행복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소가 아닐까?
행복의 원천은 ‘웃음과 긍정’이다. 어차피 사는 한 평생, 매사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살아가면 좋겠다. 그게 행복의 최고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