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주일본 유흥수 대사에게 귀국전화 건 국회의원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지난 달 25일 유흥수 주일본 대사는 뜻하지 않은 전화를 받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바로 며칠 전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의원세미나에 다녀간 전순옥 더민주 국회의원이 귀국 후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뜻밖의 전화에 유흥수 대사는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일본을 다녀가지만 귀국 후 전화를 하신 분은 전 의원이 거의 처음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1985년 2.12 총선을 통해 제12대 국회에 등원한 이후 4선의원인 유 대사로서는 한참 후배인 전순옥 의원한테서 ‘감사전화’를 받았으니 ‘감격’했을 법하다.
더욱이 지난해 7월엔 일본을 방문한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로부터 공항영접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한 ‘질책성 항의’를 받은 8순을 앞둔 유 대사였기에 전순옥 의원의 귀국전화가 무척 반가웠을 것이다.
전두환 정부 초기 치안본부장을 지낸 유 대사로서는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인 노동자 출신 전순옥 의원이 감사전화를 걸어올 것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터다.
전순옥 의원은 “한일관계가 가장 어려운 시기 일본대사로서 책임을 잘 하시는 분인데다, 국회의원 대선배께 전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전순옥 의원의 이같은 태도는 그냥 나온 행동은 아닌 듯싶다. 전 의원은 거의 매일 전국을 돌면서 현장간담회를 연다. 그리고 간담회 다음날이면 전날 만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건다. “어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혹시 보탤 일이 뭐 없을까요?” “말씀하신 가운데, 이 대목에 대해서 잘 이해가 안되는데 구체적으로 더 설명 좀 해주시죠” 하고 대화를 이어간다.
간담회 자리에 이어 전화를 통해 추가로 질문과 약속을 하니 정책은 더 세세하게 가다듬어지고, 약속 이행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전 의원은 설 연휴 전날인 5일에도 서울 성북구 보문동 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를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전 의원은 “새로운 현장을 방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방문한 곳을 되짚어가며 그동안 약속한 내용들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정책 효과는 얼마나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해 노동자들과 함께 하다 4년전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그는 소공인, 소상인 등 소외된 사람들과 강한 연대의식을 갖고 있다. 최근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한 ‘전순옥을 사모하는 사람들의 모임(전사모)’을 결성 움직임도 전 의원의 인간미에 매료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4월 총선에서 그가 다시 국회에 입성해 소상공인의 벗으로 계속 남을 기회가 주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