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풀린’ 이란·’질 좋은 노동력’ 베트남·’13억 인구 인도’에 눈돌려야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핵 협상 타결로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림에 따라 세계경제가 활기를 띄고 있다. 우리도 감소하던 대이란 수출은 증가하고 낮은 단가의 이란산 원유의 수입 확대가 예상된다. 우선, 부분품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이란정부가 향후 의료시설을 확대하고 서비스 현대화를 추진할 경우 의료 기기의 수출이 확대될 것이고, 원유 생산시설 확대에 따라 플랜트 부문 수주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이란은 고대 페르시아제국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이 강하고 지금도 시아파의 맹주로서 수니파의 주도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의 패권을 다투고 있다. 인구도 8천만에 달해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에 이은 거대경제권이다. 오랫동안 서방 석유자본의 지배와 서방의 경제제재로 고통을 받아온 이란은 아무런 제국주의적 야심이 없는 한국에 호감을 가질 수 있다. 이를 활용해야 한다. 한류의 확산이 기대된다.

베트남이 중국, 미국에 이어 일본을 제치고 우리의 3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기업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되고 있다. 베트남인은 중국인보다 일은 잘하는데 임금은 중국의 절반이다. 베트남 인구 9,300만명 가운데 30세 이하 인구가 절반을 넘어 질 좋은 노동력이 풍부하다. 우리의 수출물량의 92%가 중간재로서, 지금까지 일본 부품이 한국 제품의 기반이 되었듯, 한국은 베트남의 공업 발전에 기반이 되어 서로 보완적이다.

베트남은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 20세기 들어 프랑스, 미국, 중국을 차례로 이겨낸 베트남인은 독립자존심이 강하다. 1974년 망해가는 월남의 한 도서를 점령한 이래 스프라트리 제도(남사군도)에서 소요를 일으키고 있는 중국과는 현재도 분쟁 중이다. 세계의 해양자유를 담보하는 미 해군이 중국이 ‘멋대로’ 영해로 선포한 해역에 존재(presence)를 과시하려고 항행하고 있다. 따라서 베트남은 안보와 국익 양 측면에서 우리에 중요한 국가다. 베트남 전략가들은 동북아에서는 한국, 동남아에서는 베트남이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하자고 제의한 바도 있었다.

인도가 극중(克中)을 내세우고 한국에 다가오고 있다. 인도는 1950년대에 캐시미르 분쟁 등으로 중국과 전쟁을 치른 나라이며 지금도 티베트 독립을 추구하는 중국의 ‘눈의 가시’ 달라이 라마에게 망명정부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다. 인구 13억으로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는 14억의 공산독재 중국과는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이다. 일찍이 숫자 ‘0’을 발명한 인도인들은 수학에 능한 젊은 인재를 무궁무진하게 보유하고 미국의 실리콘 벨리를 주름잡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고급인력을 활용해야 한다. 모디 총리는 한국과 인도의 경제 협력에 비상하게 적극적이다.

우리도 남북한이 합치고 해외동포를 더하면 8천만에 육박한다. 우리의 생산인구가 거의 정점을 찍어 늘리기는 어렵고 하나, 북한동포를 합하면 거대한 경제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 남북 분단상황이 극복되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정치적 통일은 후에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유럽이 EEC에서 EU로 가는 방법과 과정을 거친다면 남북한은 경제통합을 거쳐 한민족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 북한 핵의 해결도 필연, 이와 연관되어 있다. 지금이 마지막 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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